올초 각종 호재가 맞물리며 시세가 분출돼급등 장세를 연출해온 코스닥시장이 지수 420선에 접근하면서 테마주들이 번갈아가며 시장을 끌어올리는 최근 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여러 요인 때문에 코스닥 테마주들이 급락할 가능성은 그리크지 않지만 지수가 단기 급등한만큼 조정시 변동폭도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개별 종목의 실적이나 수급 상황을 잘 고려한 뒤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셋톱박스, DMB관련주 다시 부각
10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위성을 이용한 이동멀티미디어방송(위성DMB)의 시범서비스 실시 소식에 관련주들이 다시 부각되고 있고 셋톱박스 관련주들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른 테마주들의 시세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시장에 대한 양호한 투자 심리가 거의 전 업종으로 퍼진 상태여서 코스닥지수는 오전 10시55분 현재 지난 주말보다 9.54포인트(2.34%) 오른 417.71을 기록하며 420선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테마의 순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오재원 애널리스트는 셋톱박스 업체들의 강세에 대해 "호재가있다기 보다 테마 순환매로 봐야한다"며 "업종내 차별화가 진행되지 않고 무더기로 급등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또 "셋톱박스 업체들의 실적은 지상파 DMB와의 관련이 적고 국내 디지털TV 시장이 성장하더라도 중소업체가 삼성이나 LG 등 대형사 위주의 시장에진입할 여지가 적다"고 덧붙였다.
SK증권 안홍익 애널리스트도 "셋톱박스 업체들의 지상파DMB 컨소시엄 참여는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적어 이상 급등현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테마 순환에 따른 불안감 `솔솔'
이처럼 DMB와 셋톱박스 관련주들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다시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에서의 테마 순환에 따른 불안감 역시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DMB 관련주들은 줄기세포 관련주들과 함께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코스닥의 완만한 상승 국면에서 이미 급등세를 연출했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테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에서 줄기세포 연구 성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시각도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실리면서 코스닥시장에서 부각된 뒤 연말까지 강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해 말 정부의 벤처기업 활성화 정책 발표가 예견되면서 코스닥 등록창업투자회사들이 일제히 주목을 받았고 옛 대표주들은 코스닥 강세에 앞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새해로 접어들면서 환경관련주들이 `동남아 지진해일 피해 인재론'에 힘입어 급등세를 연출했고 정부의 벤처 활성화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지금까지 나왔던 테마들이 한꺼번에 오름세를 탔다.
이처럼 코스닥시장의 분위기가 호전되자 그동안 소외됐던 시가총액 상위 인터넷주도 주목을 받았고 보안장비 관련주 같은 `틈새 테마'도 쉽게 시세 흐름에 편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처럼 코스닥시장이 지칠 줄 모르는 강세를 보이면서 한쪽에서는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일 개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자 30여분만에 지수가 10포인트 이상 급락한 점도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테마 거품'이 꺼지면서 코스닥시장 전체가 가라앉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이다.
이영곤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현 장세의 특징 중 하나가 전체적인 장기 소외에 따른 반발 심리의 분출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더라도 중기적인 상승 추세가 훼손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실적, 수급 위주로 접근해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상대적 강세의 지속 전망이 엇갈린 현 장세에서의 가장 적절한 대처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적 호전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나 수급 상황이 양호한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대표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 지속에 따라 꾸준히 실적을 개선시켜오고 있는 중.소형 IT업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종목도 유망하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역시 기관 및 외국인의 순매수 종목군과 실적 유망주에 대한 투자만이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김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