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사 출혈경쟁 위험수위

수수료 덤핑·무이자 할부·고가경품 등신용카드사들이 몸집 불리기를 위해 벌이고 있는 과당 판촉경쟁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여신전문금융협회는 최근 회원사를 대상으로 과당경쟁을 자제해줄 것을 수차례 촉구하고 나섰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국내 카드시장규모가 급팽창하고 재벌급들이 새로 카드시장 진입이 예상되면서 몸집을 부풀리기 위한 출혈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카드사들은 가맹점을 대상으로 수수료 덤핑행위를 일삼는가 하면 무분별한 회원모집, 무이자 할부행사, 막대한 경품 제공 등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실제로 LG·삼성 등 카드사들은 올들어 매월 신규 회원수가 20만명 이상씩 급증하고 있으며 가맹점도 월간 2∼3만여개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출혈경쟁으로 인해 카드사들은 수익기반 마저 급속히 위협받고 있으며 향후 경기위축시 부실채권이 또다시 양산될 가능성이 커지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게될 전망이다. 특히 전문계 카드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경쟁사들로부터 회원을 빼앗기 위해 가맹점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낮춰주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 국민·외환 등 은행계 카드사들도 최근 자금력 우위를 바탕으로 3개월간 무이자 할부행사라는 전례없는 조치까지 동원해 경쟁사를 바짝 긴장시키게 만들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이같은 카드사들의 경쟁을 틈타 수수료 인하, 결제기간 단축 등을 잇따라 요구하고 나서 카드사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가맹점 확보를 위해 수수료를 2%수준으로 떨어뜨려 역마진현상 마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사들은 또 심사기준을 완화시켜가면서 모집인을 통해 카드를 무분별하게 발급하는가 하면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70만원 정도에 불과했던 신용한도를 50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대폭 상향조정했다. A사의 회원인 金모씨는 『카드사들이 이용실적 등을 감안해 자동으로 신용한도를 대폭 상향조정해주는 바람에 나 자신도 놀랄 정도』라고 오히려 불안감을 표시했다. 여전협회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등 경쟁구도가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면서 『자칫 잘못하면 카드사 전체의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도 적지않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쟁구도가 장기화될 경우 카드사들의 존립기반 마저 위태로와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자율적인 경쟁제한조치 등 별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입력시간 2000/05/1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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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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