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사태, 기아와 다르다지만

요즘 시장동향에서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사정황이 적지않다. 우선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다. 2년전 그때처럼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금리와 환율이 혼조를 보였다. 국내외차입금이 기아보다 훨씬 많은 것은 더욱 불리한 점이다. 외국의 시각도 그때보다 따뜻하지만은 않다.그러나 낙관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 정부나 연구기관은 그때와는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위기재발 가능성은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기초가 탄탄하다는 것이다. 97년은 경기가 하강세에 있었으나 지금은 각종 지수로 나타나듯 경제가 회복기에 있다. 단기외채도 거의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경상수지가 적자에서 20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바닥에서 600억달러로 높아졌다. 특히 정부와 채권단 그리고 경영책임자의 대응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당시엔 경험부족으로 위기예측과 관리 능력이 모자랐다. 더구나 정부와 경영진이 갈등을 빚고 정책이 실기하기 일쑤였다. 지금은 위기극복의 경험을 토대로 외국의 반응을 살피며 적기에 대응하고 신속한 대책으로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경영진도 사태를 수습한후 명예롭게 퇴진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정부와도 원만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바탕하고 있다. 하지만 여건이 다르고 대응방식이 달라졌다고 해서 위기가 오지않는다는 법은 없다. 오히려 여건이 나빠진 측면이 없지 않고 속수가 부작용으로 나타날 위험도 없지않다. 그 점에 주목하고 경계를 늦추거나 실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적기의 유효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불리해진 여건으로는 당시보다 시장이 거의 완전히 개방되었다는 점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언제라도 한국 시장에서 손을 털고 빠져나갈 수 있게 되었다. 외국인의 입맛에 따라 달러 유출이 가능해져 증시가 출렁이고 금리와 환율이 춤을 출수 있다는 뜻이다. 위안화 쇼크 가능성이 점점 높아가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동조현상을 보이는 미·일 주가도 하락세에 있다. 경기의 과속회복과 거품의 조짐 그리고 그에 따른 자만심의 팽배와 개혁의지의 약화가 위기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하여 선거를 의식한 경제의 정치화나 리더십의 약화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외국 언론의 비판도 흘려들어서는 안될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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