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아파트로만 인식되던 대한주택공사 아파트도 ‘싼 아파트’ 이미지를 벗고 있다. 최근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는 주공아파트는 민간 아파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히려 분양시장 침체 속에서도 높은 초기 계약률을 유지해 민간 아파트보다 나은 분양성적을 거두는 곳이 나오기도 한다. 주공 관계자는 “예전에 주공아파트는 싸다는 인식만 강했지만, 최근에는 분양가가 높은 민간 건설회사보다 가격이 낮으면서도, 택지지구 내에 위치하고 품질 또한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공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전환된 것은 지난 3월 분양된 판교신도시 중소형 아파트가 공개되면서부터. 이전의 주공아파트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판교 주공아파트에는 발코니 확장을 기본형으로 한 설계는 물론이고 30평형대 아파트에 4.5베이, 포켓발코니 등을 도입해 민간 건설회사도 최근에야 도입한 신평면이 적용됐다. 마감도 거실마루는 원목, 거실아트월과 현관은 천연대리석 등을 써서 고급스러움을 최대한 살렸다.
설계와 마감재 뿐 아니라 친환경, 최첨단 인프라 면에서도 주공아파트의 변화는 눈에 띈다. 건설교통부가 환경친화단지로 지정한 화성 봉담 뜨란채는 기존의 임야를 근린공원으로 지정해 원형대로 보전했고, 자연지형을 보존하는 상태에서 목재 놀이시설과 휴게시설을 설치했다. 또 개발에 의한 단절을 최소화 하기 위해 교량형 생태통로 3개소를 마련해 동식물의 이동통로를 고려했다.
최첨단 복지도시를 선보이기 위해 주공은 올해 안에 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인 파주 운정 신도시 ‘U-city’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첨단 복지도시는 단순히 정보통신 인프라 기반만 조성한 것이 아니라 사람과 환경, 정보기술이 조화돼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산업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약자를 배제하지 않는 도시로 짓는 것이 목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서울지역 주공아파트도 최근 대단지 프리미엄과 실속 있는 마감재를 인정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 뜨란채’는 분양권에 분양가 대비 최고 1억원 가까운 웃돈이 붙어있다. 입주시기가 다가오면서 총 3,325가구의 초대형 단지인데다 관악산에 둘러싸여 주거여건이 쾌적하고, 설계와 마감재 또한 무난하다는 장점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24평형은 분양가 대비 최고 5,000만원 오른 2억2,000만원, 34평형은 평당 1,000만원을 넘나드는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44평형도 3억7,000만원 대였던 분양가가 현재는 평당 1,100만원을 넘은 4억9,000만원까지 올랐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입주한 서대문구 천연동의 ‘천연 뜨란채’ 1,008가구도 분양가 대비 최고 2배가 넘는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34B평형 분양가가 1억9,4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어 3억3,000만~3억4,000만원 대에 시세가 형성돼있다. 23A평형도 웃돈 1억원이 얹어져 호가가 2억2,000만원이나 된다.
이 때문에 오는 11월 분양하는 성남 도촌지구 29, 32평형 408가구에도 청약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니 판교’라 불릴 만큼 판교 못지 않은 입지를 갖춘 데다 야산으로 둘러싸여 녹지율도 34%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