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7대 초선의원 민생현장을 가다] 강남주민 다시찾은 李당선자

이종구 당선자가 청담동과 삼성동 일대에서 만난 주민들이 말하는 민생현장의 어려움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정부의 강남권에 대한 고강도 부동산 처방에 따른 극심한 내수경기 침체로 외환위기 때보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은 여느 지역과 다름이 없었다. 급기야 참여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왔고 민주노동당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강했다. ◇'강남불패'도 옛말= 이 당선자와 함께 찾아간 강남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는 한결같이 일손을 놓은 체 멍하니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주택거래 신고가 실시되기 전에는세금규모를 알아보기 위한 문의전화라도 간혹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끊긴 상태였다. 강남일대가 취득세와 등록세를 실거래가로 부과되는 주택거래 신고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세금부담이 이전보다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7배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대림공인중개사 최성규(49)씨는 “거래 심리가 무너져서 너무 힘들다”며 “돈 있는 사람들이 써야 돈이 돌지 신고제는 무슨 신고제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5개월째 적자를 보고 있다는 롯데공인중개사 송병훈(60) 사장은 “실거래가로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부의 일관성 없는 잦 은 대책으로 시장을 마비상태로 만들어 놓았다”고 질타했다. 신고제 실시 로 과세기반을 투명화 하겠다는 명분아래 부동산 시장을 아예 죽여버리는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상승률이 미미한 곳에 거주하는 선의의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김선숙(46ㆍ여)씨는 “재건축 단지만 가격이 올랐지 우리 단지는 가격변동이 별로 없다”며 “단지 강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과중하게 부과하는 것은 역차별 아니냐”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관련 서비스업종도 덩달아 악영향을 받고 있다. 동일공업사의 김광주씨는 “건축자재같은 업종은 수요가 거의 없어 지탱하기가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강남지역의 투기심리를 탓하는 주민도 있었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김순옥 (40) 주부는 이 당선자를 만나자 마자 “아이가 다니는 학교 외벽이 손으로 툭 건드리면 부서지는데도 다른 엄마들은 아파트 재건축에만 신경쓰고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경제 좀 살려달라= 경제 좀 살려달라는 주문도 쏟아졌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연숙(57)씨는“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번 선거 전부터 경기를 타더니 장사가 영 안 된다”며 “열심히 사는데도 장사가 안 되는 것을 고쳐달라”고 말했다 . 옷 가게에서 만난 박금주씨도 “경기가 안 좋아 너무 어렵고 힘들다”며 “지난해하고 또 다르다”고 말하자 이 당선자는 “여야 모두 경제 살리기 에 나설 예정이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 최선을 다하겠다”며 초선 의원다운 의욕을 보였다. 4년째 청담동에서 모던디자인 가구점을 운영하는 김남식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월 매출이 50% 정도 떨어졌다”며 매출이 떨 어진 가장 큰 원인으로 민생안정을 뒷전으로 여기는 정치인들을 탓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노란자 쇼핑에서 만난 이숙희 주부는 “이사온지 1년이 조금 지났는데 너무 비싼 강남물가를 체감하고 있다”며 “생필품이야 어쩔 수 없지만 소량으로 파는 야채류 는 사먹기도 힘들다”고 푸념했다. 강남지역은 경기침체로 인한 어려움을별로 겪지 않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이 당선자가 만난 대다수 영 세상인이나 자영업자ㆍ주민들은 생활고를 호소했다. ◇노무현 정부 잘못했다= 참여정부의 지난 1년 동안 정책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시온쇼핑에서 만 난 김숙희(65) 할머니는 “노무현이 대통령으로 다시 올라가느냐”며 “이 번 기회에 대통령을 갈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김 할머니는 “자세한 것 은 모르지만 장사꾼도 아닌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해서 사람도 죽고 그래서야 되겠느냐”고 따졌다. 길거리에서 만난 김덕구(53)씨는 “젊은 사람들이 누구 때문에 취직을 못하는데 노무현을 지지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 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의 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도 나왔다. 청담동에서 가구점을 운영 하는 장성혜 사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많다고 부유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부유세 신설 문제로인한 사회적 갈등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김민열기자 mykim@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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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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