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앙은행 물가안정능력 커져 세계경제 고유가충격 잘견뎌"

세계경제가 고유가 충격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은 중앙은행의 물가안정능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국제유가가 지난 2003년 초 이후 무려 75%나 상승했지만 세계경제가 지난 70년대와는 달리 물가급등 속에 성장률이 떨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리지 않는 것은 중앙은행의 물가안정능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즈(FT)가 20일 보도했다. 지난 70년대 제 1ㆍ2차 오일 쇼크가 벌어졌을 때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물가안정과 성장 문제를 놓고 고민했지만 최근에는 유가 급등에도 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을 뿐 물가 안정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그리 높지 않다. 이는 중앙은행이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신뢰가 쌓여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선진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물가안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고유가가 성장 및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지난 70년대와 비교하면 그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고유가는 유로존의 물가보다는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는 “영국은 물가안정에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물가안정 목표를 지키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장기 불황을 거치면서 극심한 디플레이션에 시달렸기 때문에 최근의 유가 상승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물가안정 능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고유가에도 물가상승을 우려하기 보다는 생산 및 고용 증대를 위해 주력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선진국 금융시장도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능력에 대해 신뢰를 표시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장기 금리가 올 중반부터 하락한 것도 물가상승압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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