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경제질서 '중심축 이동' 시작됐다

■ '글로벌금융개혁 로드맵' 합의<br>각국 이해관계 크게 엇갈려 최종합의까지는 진통 예고<br>'新브레턴우즈체제' 출범시킬 추동력 가질지는 미지수

세계경제질서 '중심축 이동' 시작됐다 ■ '글로벌금융개혁 로드맵' 합의각국 이해관계 크게 엇갈려 최종합의까지는 진통 예고'新브레턴우즈체제' 출범시킬 추동력 가질지는 미지수 뉴욕=권구찬 특파원 chans@sed.co.kr 세계경제 질서의 새 판에 대한 청사진이 마련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선진ㆍ신흥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11쪽 분량의 공동 성명서는 표면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담고 있지만 이를 토대로 후속 논의가 진전될 경우 지난 1944년 확립된 브레턴우즈 체제를 뒤흔들 '빅뱅'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G20 정상들은 이번에 합의한 글로벌 금융시스템 개혁 로드맵에 따라 내년 3월까지 재무장관회의를 열어 실행방안을 구체화하고 이를 내년 4월 제2차 정상회의에 상정해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한다는 목표와 시한을 설정했다. 차기 정상회의 개최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G20의 순회 의장국가인 영국의 수도 런던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일정표에 따라 G20 회원국들은 신세계경제 질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국 이익을 적극 반영하려 들 것으로 보여 신질서의 패권을 좌우할 금융시스템의 개혁 각론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과 갈등이 예상된다. 차기 회의를 주재하게 될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회의 후 G20 정상회의를 "'신브레턴우즈' 체제로 가는 길"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번의 회의로 세계경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며 기대수위를 낮췄다. 세계경제 질서를 재정립하기 위한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지만 각론 합의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G20 정상들은 특히 이번 회의에서 브레턴우즈 체제의 산물인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을 증대하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 G20 합의체가 유럽의 기대처럼 '신브레턴우즈 체제'를 출범시킬 정도의 추동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차 대전 이후 세계경제 질서를 좌우한 브레턴우즈 체제를 대체할 신브레턴우즈 체제 출범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후퇴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 개도국들이 기존 질서를 완전히 허물기보다는 기존 틀을 보완하면서 영향력을 증대할 것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정상회의는 글로벌 리세션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우선순위를 둬 국제금융질서 수립을 위한 야심찬 개혁원칙 합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IMF는 회원국 정상들이 국내총생산(GDP)의 2% 범위 내에서 경기부양책의 공동 보조를 맞출 것을 요구했으나 이번 성명서는 자국 재정상황을 감안해 각국에 위임하는 선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금인하와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에 대한 구체적 결과물이 빠짐으로써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지 못했다"며 "이에 시장이 실망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G20 정상들이 글로벌 금융시스템 개혁의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유럽이 한발씩 양보함으로써 타협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양측 간의 갈등으로 공동 선언문조차 합의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충격을 줄 것을 우려해 절충안을 택해 상호 '윈윈'하는 결과물을 도출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레임덕에 처한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한계로 인해 '신브레턴우즈 체제' 창설을 꿈꾸는 유럽이 미국을 더 추궁해도 실질적으로 얻을 게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은 그동안 강력하게 주장해온 ▦신용평가기관ㆍ파생상품 감독 및 투명성 강화 ▦금융기관 경영진 보수 제한 등을 성명서에 담았다. 반면 미국은 ▦시장주의 기본원칙 준수 ▦보호무역주의 확산 경계 등을 관철시켰다. 미국은 특히 금융규제 강화와 관련, "규제 개선 방향은 금융기관의 혁신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를 포함시켰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유럽과 신흥 개도국의 입장도 대체로 많이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G20 정상회의는 규제의 목소리를 높여온 유럽의 승리이자 견제력이 강화된 신흥 개도국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한국과 중국 등 신흥 국가들은 선진국 중심의 금융안정포럼(FSF)에 참여하는 길을 텄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지분 확대를 통한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 증대도 소득으로 챙겼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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