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女 연예인 성적 착취 악습 할리우드에도 여전히 존재

얼마 전 LA타임스는 서울발로 한국 연예계의 뒷이야기를 쓰면서 그 대표적 예로 지난 2009년 27세로 자살한 영화배우 장자연의 경우를 들었다. 장자연은 유서에서 매니저의 압력으로 성상납을 하고 또 술시중을 들어야 했다고 썼다. 타임스는 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휩쓸고 서양에까지 확산되자 수많은 스타 지망생들이 연예계로 몰려들면서 매니저와 에이전트들이 '노예 계약'을 강요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성적 착취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성 연예인들에 대한 성적 착취가 한국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이런 악습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할리우드에는 캐스팅 카우치(casting couch)라는 말이 있다. 캐스팅 카우치는 장자연의 매니저 사무실에 있는 비밀실에서 발견된 침대와 같은 것이다. 과거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제작자와 감독, 에이전트들이 배역을 미끼로 자기 사무실 카우치에서 젊은 여성 스타 지망생들을 성적으로 착취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할리우드의 황금기 시절만 해도 스튜디오는 남성들이 모든 실권을 쥐고 있어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리는 여성 스타 지망생들은 절대 권력을 가진 남자들의 카우치에 성적 제물로 오르곤 했다. 이런 얘기는 영화사 사장 역의 조지 페파드가 자기 여자들을 영화에 기용해 스타로 만들어주는 드라마 '카펫 배거스'에도 나온다. 캐스팅 카우치는 과거만큼 막강한 힘을 발휘하지는 못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할리우드 전문가들의 얘기다. 실제로 영화 '트랜스포머'의 섹시 스타 매건 폭스는 2009년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들이 배역을 미끼로 성적 상납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 시리즈1편과 2편에 나온 폭스는 마이클 베이 감독을 독재자라고 비판했다가 3편에서는 다른 배우로 교체됐다. 스타 자리를 노리는 지망생은 많은 반면 그들을 받아줄 별자리는 극소수인 것이 연예계 현실이다 보니 한국이나 할리우드 다 마찬가지로 수급 불균형이 캐스팅 카우치라는 악습을 유지시키고 있다. 할리우드가 있는 LA는 지난 2009년부터 탤런트 사취 방지 조례를 실시하고 있다. 이 조례는 탤런트 서비스업체들이 스타 지망생들에게 커미션 외에 부당한 요금을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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