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초경 시작하면서 키 성장 더뎌지는 성조숙증 예방하려면


4학년 딸을 가진 주부 최모 씨(35)는 요즘 또래보다 조숙해보이는 딸의 모습에 걱정하고 있다. 또래보다 키도 크고 성숙해보이는 외모로 벌써 가슴이 나와 주니어브라를 착용해야 할 정도다. 여기저기서 ‘성조숙증’이 키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 아이도 혹시?’하는 생각에 병원을 방문해볼 계획이다.

과거 부모들 사이에서는 또래보다 덩치가 크고 조숙한 게 큰 자랑거리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다르다. 초등학생 시절 2차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성조숙증’을 겪는 아이들은 중·고교에 입학하면 키가 잘 자라지 않아 오히려 또래보다 작아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 최근 7년 사이 성조숙증 환자수가 19배나 증가하고 있다.


아이들의 평균키도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어린이 성장클리닉 한의원 하이키 잠실점 이승용 원장은 “청소년들의 평균키는 2000년대 초반까지 매년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엔 사춘기가 빨리 오면서 도리어 평균키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며 “밀가루·동물성단백질 위주의 식생활, 운동량 부족, 비타민D 부족 등 생활습관의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런 생활습관이 축적돼 나타나는 게 성조숙증이다. 여자아이는 만 8세,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2차성징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는 초등학교 4~5학년에서 중학교 1~2학년 사이다. 이 시기에 남자아이는 음모, 여드름, 고환발달이 나타나고 여자아이는 음모, 유방발달, 생리 등을 보인다.


성조숙증은 주로 여자아이에서 흔하다. 초경이 빠르거나 가슴에 멍울이 잡혀 간지럽거나 살짝만 부딪혀도 아프다고 호소한다. 얼굴에는 피지와 여드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겨드랑이에서 땀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난소부위 아랫배가 따갑다고 말하기도 한다.

관련기사



우리나라 여성은 평균 10~11세 사이에 가슴멍울이 잡히며 사춘기가 시작되고 급격한 신체적 변화를 경험한다. 보통 12~13세에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는 등 급성장하다가 약 1년 반 정도가 지나면 초경을 하는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성장이 조금씩 더뎌진다.

특히 초경을 빨리 시작한 아이일수록 최종 신장이 작아지고 체질량지수는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유방암·자궁암 등 호르몬에 의한 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발병 시기 또한 빨라질 수 있다.

이처럼 성조숙증은 부모가 일찍 사춘기를 겪은 경우 등 가족력, 저체중아로 출생한 산과력 등을 꼽을 수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잘못된 식습관에 따른 비만, 환경호르몬 접촉 등에 의한 내분비계 교란, 야행성 활동으로 인한 멜라토닌 감소 등이 원인이 된다. 요즘엔 환경적 요인이 성조숙증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승용 원장은 “성장기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신체 발달에 매우 민감해 언제나 자신을 남과 비교할 수 있다”며 “따라서 부모들은 성조숙증 예방을 위해 학교성적을 관리하듯 아이의 신체변화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며 식습관 및 생활관리, 성장자극운동 등에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예방조치에도 불구하고 성조숙증 증상이 보인다면 한방치료로 성호르몬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여자아이의 경우 초경을 지연시켜 키성장 치료를 받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