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손학규 대표가 해야 할 일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방일 일정은 강행군이었다. 특히 28일은 눈코 뜰 새 없었다. 센고쿠 요시토 민주당 총재대행 면담을 시작으로 한 시간여 간격으로 일본 주요 정계 인사 6명을 잇달아 만나고 점심시간에는 일본기자클럽 기자회견 등 숨돌릴 틈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간 나오토 총리를 예방한 후 저녁 7시 넘어 기자들을 만난 손 대표의 얼굴은 숨가쁜 일정으로 인한 피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면담 결과를 설명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한일 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진다." 손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첫 방문지로 일본을 택한 결정에 뿌듯함을 느낀듯했다. 방일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대지진 피해를 입은 센다이 지역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주민들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센다이 지역 방문은 원전 사고의 심각함을 직접 체험하고 에너지 분야에 대한 나름의 정책 구상을 가다듬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간 총리 등 주요 인사와의 면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안전 대책 개혁 ▦신재생 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성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전력 분배 시스템 구축 등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한일 간 에너지분야 협력을 요청하고 간 총리 등으로부터 협력 약속을 얻어내는 뚝심도 발휘했다. 이렇듯 손 대표의 일본 방문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야당 대표, 특히 내년 대선 유력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은 물론 정치ㆍ경제협력을 포함한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북한 문제, 재일동포 참정권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고 가다듬는 의미 있는 방문이었다. 야당 대표라는 한계에 매몰돼 기념 사진만 찍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정계 지도자로서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에 관한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 손 대표는 일본 방문에 이어 중국ㆍ미국도 방문할 예정이다. 그때도 일본에서와 같이 자신감 있고 한국을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전향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믿는다. 국민들은 밖으로 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손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손 대표가 말했듯 이념에만 매몰된 진보라는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아픈 데를 보듬어 안는 '민생 진보'의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대선 이전ㆍ이후 언제 어디서든 책임지는 모습, 그리고 일관된 말과 행동을 국민들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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