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 기업들 CFO - CEO 갈등 깊어진다

주가 급락 등으로 벤처 투자환경이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벤처기업들 상당수는 최고경영자(CEO)와 IR, 재무담당 임원(CFO) 사이에 심각한 갈등을 겪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엔지니어들이 주류를 이루는 CEO들은 공격적인 경영, 투자유치 등을 원하고 있는 반면 경영계통의 전공과 이력을 갖고있는 CFO들은 투자환경이 좋지않은 것을 이유로 당분간 긴축ㆍ내실 위주의 경영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CEO와 CFO들간의 갈등은 특히 지난해 11월 실시된 공정공시제도(FD) 이후에 더욱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새 제도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되도록 공정공시 사항들을 만들지 말자는 CFO들에 비해 CEO들은 어닝시즌(4분기 실적발표 기간), 3월 주총 등에 대비해 주가 부양을 위한 공시사항을 하나라도 더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다. 2000년 등록한 S사의 한 재무담당자는 “현재 시장분위기로 보아 공시를 남발할 경우 오히려 장기적인 입장에서는 불리하다”며 “특히 주가는 지금이 바닥권이기 때문에 굳이 부양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해에 등록한 T사 IRㆍ재무담당 부장은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며 “CEO는 주총을 앞두고 주가부양을 요구하고 있지만 자칫 주가가 이상 급등할 경우 시장에서 긍정적으로만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CEO의 주가부양 주문을 거절했다. 특히 그는 재무담당자들의 최근 모임에서 다른 회사들도 이와 유사한 갈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이 불편한 관계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CEO와 CFO간의 독특한 관계 때문이다. 대부분 회사들의 업력이 5년 이내로 회사 초기 펀딩 등 전과정을 CEO와 CFO가 같이 일해 온 만큼 회사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CFO의 결정을 CEO가 일방적으로 배제할 수 없어 갈등 악화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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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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