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감 잡은 '황제'

이틀 합계 9언더…“2라운드 선두 2년 만이야”

“플레이가 잘 됐다. 5언더파를 쳤지만 8언더나 9언더도 가능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6ㆍ미국)가 모처럼 이틀 연속 선전을 펼친 뒤 하얀 이를 시원하게 드러내 보이며 특유의 함박 웃음을 지었다. 2년 전 스캔들로 삐걱거리기 시작했던 우즈가 복귀 후 몇 차례 경기에서 ‘반짝 샷’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안정적인 플레이와는 거리가 있었다. 우즈는 11일 호주 시드니의 레이크스GC(파72)에서 계속된 호주ㆍ원아시아 프로골프 투어 에미리트 호주오픈(총상금 150만달러) 2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2개로 막아 5타를 줄였다. 첫날 ‘노 보기’ 게임으로 4언더파를 쳐 산뜻하게 출발했던 그는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우즈가 2라운드를 마쳤을 때 1위에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 셰브런 월드챌린지가 마지막이었다. 셰브런 월드챌린지는 자신의 재단 주관으로 18명만 초청하는 대회였고 정규 투어 대회로는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2년 전 호주 마스터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우즈가 보여준 여러 차례의 깔끔한 샷에서는 교정 중인 스윙에 대해 부쩍 커진 자신감이 묻어났다. 자신의 첫 홀인 10번홀(파4)을 포함해 전반에서 4개의 버디를 골라낸 우즈는 특히 후반 8번홀(파5) 플레이가 압권이었다. 280야드를 남기고 페어웨이 한가운데에서 친 두번째 샷은 맞바람을 뚫고 총알처럼 날아가 그린에 올라갔다. 비록 이글 퍼트가 약간 짧아 버디에 그쳤지만 황제의 위용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14번홀(파5)에서도 3m 이글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춰섰다. 16번홀(파4)에서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5m 남짓한 내리막 퍼트를 성공시켰다. 속도와 스피드를 정확히 맞춰 쳤던 이 버디 퍼트는 현지 중계를 맡은 방송사가 뽑은 이날의 샷으로 선정됐다. 4번과 6번홀(이상 파4)에서 나온 2개의 보기가 ‘옥의 티’였는데 각각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쳤다. 우즈는 “오늘 아주 잘 쳤지만 아직 이틀이 남았다”고 조심스럽게 소감을 밝히고 “일단 한 번 (우승이) 오기 시작하면 자신감이 쌓일 것”이라며 슬럼프 후 첫 승을 기다리는 절박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로버트 앨런비(호주)는 “6개월여 안에 내가 본 최고의 플레이였다. 우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고 우승하기에 충분한 위치까지 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6타를 줄인 피터 오말리(호주)가 1타 차 2위(8언더파)에 올랐고 우즈와 동반한 제이슨 데이(호주)가 3위(7언더파),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이 4위(6언더파)에 자리했다. 1라운드 선두였던 제러드 라일(호주)은 1타를 잃고 중간합계 5언더파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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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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