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스카우트 공정원칙 마련 시급

삼성-LG 인력유출 시비 파장삼성과 LG 간 스카웃 파문이 법정으로 비화되면서 최근 정보통신업종을 중심으로 인력 스카웃 분쟁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스카웃 파문은 삼성전자가 최근 벤처기업으로 이탈한 연구인력에 대해서도 전직금지가처분신청을 해놓은 상황이어서 고급 인력 스카웃과 이로 인한 산업피해에 대해 결코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특히 첨단 기술인력을 놓고 기득권 세력과 후발주자간에 펼치는 신경전도 깔려있어 선뜻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다. ◇양측 시각=삼성전자는 이번 스카웃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오랜동안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LG정보통신이 연초 디지털 네트워크 선도업체를 선언한 것이나 최근 GSM방식 휴대폰제조업체인 맥슨전자를 인수한 것 등은 삼성전자의 고급인력 스카웃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LG정보통신은 삼성전자의 이같은 주장을 오해에서 비롯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LG정보통신은 이날 공식 반박문을 통해 『문제가 된 연구원들은 이미 삼성전자에 퇴직의사를 밝힌 인력들』이라며 『인터넷 상시공채를 통해 자의로 입사하는 과정에서 우수인력에게 제공하고 있는 「사이닝 보너스(입사조건부 보너스)」지급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보통신업계 인력이탈 사례=삼성전자는 5만여명의 직원중 올들어 퇴직한 직원은 총1,100명으로 전체의 4.2%에 이를 정도로 인력유출이 심각하다. 이중 핵심인력이라 할 수 있는 연구개발부문에서 퇴직한 직원은 490명, 통신부문에서만 32명의 연구인력이 삼성을 떠났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벤처기업 (주)미디어링크와 (주)넥스콤으로 이직한 개발인력 9명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고소한 것도 이같은 스카웃 열풍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지난 3월에는 한국통신프리텔이 경쟁사인 LG텔레콤으로 옮긴 직원 4명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법적 판단 여부=고급인력이 절대 부족한 국내 인력시장의 상황에서는 인력스카웃 파문이 언제 어느 곳에서든 발생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문제는 현재까지 부당 스카웃에 대해 이렇다할 판결이나 제재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과 부당 여부를 가리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다른 사업자의 인력을 부당하게 유인, 채용하여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심히 곤란하게 할 정도로 방해하는 행위」나 「정상적인 관행에 비추어 과도한 경제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면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에 필수적인 인력을 채용하는 행위」등을 부당 인력스카웃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입력시간 2000/05/18 19:2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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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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