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이세돌의 자중

제3보(37~66)



구리는 평소에 이세돌이 가장 까다로운 상대라는 말을 솔직하게 하곤 했다. 자기보다 한 수 위라는 표현도 자주 했다. 흑37로 좁게 벌린 것은 강한 상대를 의식한 일종의 몸조심이었다. 백38로 하나 붙여놓고 이세돌은 5분쯤 뜸을 들였다. 검토실에서는 참고도1의 백1로 마주끊는 수가 오랫동안 연구되고 있었다. 만약 흑이 2로 응수한다면 3에서 9까지로 이 싸움은 흑이 고단할 것이다. “흑이 그렇게 응수할 리가 없지.” 홍성지가 새로 가상도를 하나 만들어 보였다. 흑2(참고도1의)로 5의 자리에 몰고 다시 7의 자리에 몰고서 6의 자리에 호구치는 그림인데 흑이 자체로 깨끗하게 완생하므로 백이 불만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세돌도 그것을 꺼렸는지 마주끊는 수를 선택하지 않고 백40으로 패를 주문하고 나섰다. “좌변에 팻감이 서너 개 있다 이거지….” 이영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흑53이 강수였다. 참고도2의 백1로 본격적인 패를 걸어오면 구리는 좌변을 모조리 내주고 흑4로 때려낼 작정이다. 계속해서 흑6으로 우변을 크게 확장하면 아무래도 흑이 우세한 바둑일 것이다. 이세돌은 그 코스가 자신없었는지 실전의 54로 끊고 58로 자중했다. 흑의 기세에 백이 밀리고 있는 느낌이다. (46, 52…38. 49, 6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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