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 5년간 530억 부당이득
채권발행수익 국고귀속 안한채 이익에 반영
전재호 기자 jeon@sed.co.kr
한국증권금융이 지난 5년간 총 530억원을 편법으로 회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이 증권금융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지난 2000년 7월부터 2003년 8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7,735억원어치의 증권금융 채권을 1~3%의 저금리로 발행했다. 당시 증권금융 채권은 투신 등 부실 금융기관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경우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한 채권으로 운용 수익금은 국고로 귀속돼야 한다.
그러나 증권금융은 채권 발행으로 얻은 저금리 자금을 시중금리로 운용해 ▦2001 회계연도 47억8,000만원 ▦2002년 127억5,000만원 ▦2003년 129억5,000만원 ▦2004년 113억8,000만원 ▦2005년 111억5,000만원의 수익을 선수 수익(앞으로 일어날 수익을 미리 계상한 것)으로 회계 처리했다. 또 2001~2004 회계연도의 수익에 대한 법인세 124억9,000만원도 납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계전문가는 "채권 발행을 통해 얻은 이익은 국고로 환수돼야 하는데 수익으로 처리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증권금융은 뒤늦게 문제가 발생하자 영등포 세무서에 법인세 환급을 요청했다. 그러나 영등포 세무서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환급을 거부했고 이 문제는 현재 국세심판원에 계류 중이다.
증권금융의 한 관계자는 "회계 처리상 초과 운용 수익은 이익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어 과거부터 법인세를 납부해온 것"이라며 "법인세를 환급받는 대로 예금보험공사에 넘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9/14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