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활동에 절대자유를”/김중웅 현대경제사회연구원장(신년기고)

정축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또 다시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다지면서 한 해를 시작한다. 올해 역시 작년에 이어 우리에게는 힘겨운 한 해가 될 것같다. 특히 우리 경제는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과 경제의 불안 확대로 장기 침체 국면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이제 한국 경제는 발전 단계상으로 볼 때 생산 요소의 단순한 투입 증가를 통한 성장 전략이 더 이상 통용될 수 없게 되었다. 기술 혁신이나 새로운 산업 구조의 조정없이는 더 이상 높은 성장을 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의 경제난과 대규모 탈북 사태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어 경제 전반을 어둡게 하고 있다.○경기 장기침체 우려 그러나 우리 경제의 보다 큰 문제는 세계 경제 환경이 문명사적 변화를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준비가 부족하다는데 있다. 우리나라가 다가오는 21세기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려면 환경 변화의 본질을 올바로 파악하고 이에 효율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금세기말 세계 경제 환경의 가장 큰 변화는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자본주의의 시장 경제 체제가 보편적 질서로 확산되면서 치열한 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컴퓨터 기술의 혁신에 따라 정보화와 지력 사회가 급속히 전개되고 경제적 의미의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현실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전통적인 경제 이론은 그 한계성을 노정시키고 있다. 전통 경제학은 지리적 제약성때문에 자본, 노동, 토지와 같은 생산요소 공급의 제한성을 전제로 한다. ○「경제공학」개념 등장 그러나 오늘날은 기업의 범세계적 자원조달(Global Outsourcing) 전략에 의해 전통 경제학이 전제로 하는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또한 전자 상거래(Electronic Commerce)와 가상 공장이나 가상 은행을 전제로 하는 가상 경제학(Cyber-Nomics)의 현실 응용이 확대됨에 따라 속도(Speed) 내지 시간 개념이 새로운 생산 및 경쟁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정보화 사회, 지식 사회인 21세기에는 새로운 부가가치와 절대 경쟁력을 창출하는데 문화적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래 문화라는 개념은 시간의 축적을 통해 생성되고 그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모든 가치관의 총합체인 점을 감안할 때 현실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치, 경제, 경영, 사회의 다방면 요소와 이론을 함께 이용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문화와 속도라는 시간적 요소를 중시하는 4차원 경제 이론이 필요하게 되고 경영학, 사회학 등 인접 학문과의 연계를 통해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이른바 경제공학(Economic Engineering)이 종래의 경제학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이와같은 경제 패러다임의 본질적 변화에 효율적으로 적응하고 21세기 선진 경제로 도약하기 위해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할 중요한 정책 과제는 무엇인가. ○통일기반 조성 만전 첫째, 선진 경제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다. 먼저 시장 경제 질서의 확립을 통해 경제 운영의 선진화를 달성해야 한다. 생산 자원의 공급이 제한되는 여건에서나 효력이 있는 정부 개입 정책은 자원의 이동이 자유로운 세계화 시대에서는 그 당위성과 유효성을 상실한다. 정부는 시장 원리에 따라 기업들의 경제 활동에 절대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 또한 기술 우위의 경제 정책 운영을 통해 경제 내 기술 혁신이 끊임없이 창출되도록 하여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제고시켜야 한다. 둘째,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통일 기반 조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통독이 사회·문화 교류를 통한 민족간 이질감의 해소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처럼 남북한의 문화적 정서적 동질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터 나가야 한다. 그리고 막대한 통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남북한 경제력 향상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이는 남북한 경제의 보완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경제 협력을 추진하여 「한민족 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셋째, 21세기의 주역이 될 신세대 인재들을 육성해야 한다. 다음 시대를 담당할 신세대를 이해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21세기 지가 사회에서는 창의적이고 인간 가치를 존중하는 인간을 그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인간형은 지금과 같은 입시 위주의 기계적 기능적 교육을 통해서는 창출될 수 없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 개발에 교육의 중점을 두고 인간의 존엄성과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교육 혁명이 이룩되어야 한다. ○신세대인재 육성을 끝으로 새로운 세기에 적합한 문화주의를 창달해야 한다. 시간, 문화, 새로운 가치 창출, 고객 만족과 같은 비가격 경쟁력에 의해 경쟁이 결판나는 21세기 사회에서는 이의 기본 토대가 되는 문화 발전을 중시하는 문화주의가 시대 정신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경제의 선진화와 정치 발전도 문화 수준의 향상 없이는 불가능하다. 한나라의 정치·경제의 발전은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뛰어 넘을 수 없다. 따라서 문화 수준을 높이는 정책적 노력을 확대하고 문화 중시 가치관을 우리 사회에 정착시켜야 한다. 그럼 이러한 과제들을 누가 앞장서서 수행해 나갈 것인가. 그것은 바로 시대를 꿰뚫어 보는 비전을 가지고 국민적 역량을 새로운 시대 개척에 결집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지성인이다. 한 세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세기를 여는 역사적 전환기에는 이러한 도덕적 용기있는 지성인의 출현이 절실히 요구된다.<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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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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