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제는 콘텐츠다] 콘텐츠시장 선점 지금이 기회다

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

우리나라는 지난 10여년 동안 ‘정보통신 강국’을 강조하며 사회 전반에 걸쳐 정보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결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가 디지털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최고 수준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사회는 기반만 닦았다고 해서 저절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고속도로의 완성은 그 위를 달리는 물류에 달려 있듯이, IT의 완성은 콘텐츠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영화 ‘타이타닉’과 ‘반지의 제왕’에서 컴퓨터그래픽을 연출한 미국 디지털 도메인사의 최고경영자(CEO) 스콧 로스는 지난해 7월 서울에서 개최된 ‘차세대 성장산업 국제회의’에서 “제조업기반 경제는 지식기반경제로, 지식기반 경제는 장차 콘텐츠기반 경제(Content based economy)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특히 디지털환경이 과거 온라인에서, 현재 모바일로, 또 머지않아 유비쿼터스로 빠르게 진화되면서 그에 따른 콘텐츠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전망에 근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은 콘텐츠산업을 국가미래전략산업으로 선정하여 세계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세계 콘텐츠시장은 미국(40.2%)과 일본(10.1%)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독일(5.5%), 영국(4.4%), 프랑스(3.3%)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잇고 있다. 우리나라는 약 1.5% 수준으로 스페인과 함께 9~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주요 국가들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이 시장이 생각보다 크고 빨리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을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이 1,422억 달러일 때 캐릭터라이선스 시장은 1,430억 달러, 휴대전화시장이 637억 달러일 때 게임시장이 681억 달러, 조선시장이 540억 달러일 때 애니메이션시장은 750억달러에 육박했다. 콘텐츠시장은 규모나 내용 면에서 이미 기존의 제조업시장을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90년대 중후반, 우리나라의 몇몇 대기업들이 콘텐츠 분야에 진출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를 올리기 전에 IMF가 들이닥쳤고, 그 이후 대다수의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디지털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콘텐츠시장의 파이가 급격한 속도로 커지고 있는 이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모든 산업과 사업에는 시기와 때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기업들이 세계 콘텐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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