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상태였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위례ㆍ미사ㆍ평촌 등 분양열기가 뜨거운 곳을 중심으로 수주경쟁이 활발히 전개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기업ㆍ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9월 말 현재 부동산PF 신규취급액은 2조8,356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환산하면 3조8,736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3조5,011억원에 비해 약 10.64% 증가한 수치다.
한 시중은행 IB담당 부행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PF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장 자체가 혹한기에 빠졌는데 최근 들어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라면서 "다만 골프장이나 대형 오피스빌딩 PF 쪽은 여전히 썰렁한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이 수주하고 있는 신규 PF는 주로 인기 아파트 분양단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도심권 내 중소형 빌딩 재건축 등과 같은 '미니PF'에서 신규 수주가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 보험사나 연기금 등이 낮은 금리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은행은 일보 후퇴한 상태다.
부동산 PF 시장의 회복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위례신도시다. 위례신도시 민간분양의 청약률이 치솟으면서 시주은행들은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가 공급하는 주택단지(위례 A3-6a 블록)만 해도 하나은행ㆍ신한은행ㆍ외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거 대주단에 참여했다.
이 같은 아파트 분양 PF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연 1.0~1.5% 수준으로 높지는 않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 정도 수익률이라면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은행 입장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PF 담당자는 "PF 시장이 확실히 살아나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은행들이 취급할 수 있는 PF는 안정성이 뒷받침된 사업장에 국한돼 있다"며 "대체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평가가 많은 만큼 PF 시장은 자산운용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