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부품소재를 다시본다] 2부 <2> 하드록공업

'풀리지 않는 너트' 외길로 세계 최강 '우뚝'<br> 日신간센·英·中 철도등에 4배이상 고가로 공급<br>인천대교에도 적용… "한국에 첫 해외공장 설립"

50년 가까이 너트만을 연구해 온 와카바야시 가쓰히코 사장이 절대로 헐거워지지 않도록 고안된 '하드록' 너트 모형을 들어 보이고 있다.


SetSectionName(); [부품소재를 다시본다] 2부 하드록공업 '풀리지 않는 너트' 외길로 세계 최강 '우뚝' 日신간센·英·中 철도등에 4배이상 고가로 공급인천대교에도 적용… "한국에 첫 해외공장 설립" 오사카=신경립기자 klsin@sed.co.kr 50년 가까이 너트만을 연구해 온 와카바야시 가쓰히코 사장이 절대로 헐거워지지 않도록 고안된 '하드록' 너트 모형을 들어 보이고 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2002년 영국 포터즈바 역에서 급행열차 탈선으로 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선로 분기점의 너트가 풀린 탓으로 규명됐다. 이 철도사고는 일본의 한 중소기업에게 뜻하지 않는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 74년 창립 이래 '절대로 헐거워지지 않는 너트'를 생산하고 있는 오사카 소재 하드록공업이다. 쐐기원리를 응용해'절대로 느슨해지지 않는 볼트와 너트'를 개발한 이 회사의 제품 '하드록'은 일반 제품보다 4배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 품질력과 안전성을 인증 받아 현재 영국 철도의 모든 선로분기점의 볼트와 너트를 대체하고 있다. 영국 철도 뿐 아니다. 시속 300㎞를 훌쩍 넘는 일본의 고속철도 신칸센과 호주 철도, 대만과 중국의 고속철도 등이 하드록 너트를 사용하고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KTX-Ⅱ에도 하드록이 채택됐다. 얼마 전 개통한 인천대교를 지탱하는 볼트와 너트도 이 회사 제품. 이 밖에도 풍력발전장치나 고속도로, 원자력발전소, 대형선박, 초고속빌딩 등 남다른 안전성이 요구되는 곳에서는 하드록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봅슬레이 일본 대표팀은 올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최고속도 150㎞에 육박하는 '총알 썰매'의 안전과 최상의 기록을 위해 썰매 강철러너 부분을 조이는 너트를 하드록으로 교체했다. 볼트와 너트에만 50년 넘게 매달려 온 창업주 와카바야시 가츠히코(75) 사장은 "아무리 심한 충격에도 느슨해지거나 풀리지 않는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수요가 차츰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매출은 12억엔 정도이지만 3년 뒤에는 20억엔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드록의 해외고객 명단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국전력 등 국내 기업들의 이름도 적지 않다. 나아가 한국의 공공사업 및 국가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올해는 첫 해외생산공장을 한국에 설립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진행 중이다. 시장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요즘에는 중국 등지에서 '짝퉁' 하드록도 나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하게 만든 모조품도 성능은 절대로 진품을 따라올 수 없다고 그는 강조한다. 와카바야시 사장은 "자사에서 직접 개발한 너트 제조장치와 품질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는 하드록을 만들 수 없다"며 "실제로 삼성의 경우 과거 외부에서 유입된 하드록 모조품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자 이후 모조품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무수한 부품소재 중에서 가장 값싸고 가장 흔한 너트의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한 '하드록'은 일반 제품이 볼트에 한 개의 너트를 결합하는 것과 달리 2개의 너트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깥 면이 경사진 너트 하나를 먼저 끼운 뒤 또다른 너트로 이 경사면을 누르면 첫 번째 너트가 쐐기 역할을 하며 외무 충격에도 느슨해지지 않도록 볼트와 너트를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것이다. 사실 와카바야시 사장은 하드록 뿐 아니라 현재 일본 시장점유율 1위인 'U너트'의 개발자이기도 하다. 당초 벨브회사의 설계사로 근무하던 와카바야시 사장이 1년도 안 돼 헐거워지는 기존 너트의 단점을 보완한 'U너트'를 개발해 회사를 설립한 것이 62년. U너트는 높은 인기를 누리며 당시 기준으로 연간 15억엔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절대로 헐거워지지 않는 너트'를 만들어 내겠다는 그의 집념이 하드록을 탄생시킨 것이다. 와카바야시 사장은 개발 성공에 기뻐한 나머지 3년간 U너트 판매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당시 운영하던 회사를 제3자에게 공짜로 넘기고 하드록공업을 새로 창립했다고 한다. 그는 "사업가라기 보다는 기술자 마인드라 당시 이런저런 계산도 안 해보고 하드록에 집중하기 위해 U너트를 넘겼다"며 "지금 생각하면 아깝긴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렇게 '돈'을 버리고 심혈을 다한 하드록은 품질 하나는 세계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는 최강의 제품으로 자리매김됐다. 늘상 너트에 몰입해 사는 와카바야시 사장은 "지난 50년간 돈을 모으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물건을 만들어서 팔기 위해 애써 왔다"며 "앞으로 적어도 5년 동안은 너트 사업의 현역으로 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쟁력 원천, 부품소재 다시본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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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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