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뜨거운 열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용인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잠잠하다. ‘포스트 판교’ 물량 가운데 투자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높았던 용인시에서 6월이 가까워 오는데도 올해 들어 지금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된 아파트가 단 한 건도 없다. 더구나 아파트 분양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음달 월드컵과 장마 등이 예정돼 건설업체들이 상반기 일정을 잡았던 대부분의 용인지역 아파트 분양이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상반기 용인지역에서 GS건설이 성복동 1ㆍ2ㆍ4차를 비롯해 4개 단지에서 아파트 브랜드 ‘자이’ 총 2,866가구를 공급하는 등 모두 9,0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용인에서 분양된 물량은 경남기업이 성복동에 공급한 아파트(성복 2차 아너스빌) 214가구와 죽전지구에서 신세계건설이 시공하는 오피스텔 134실, 고급 연립주택인 용인 동백 하우스토리 134가구가 전부다. 특히 성복 2차 아너스빌은 군인공제회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공급됐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용인지역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된 아파트나 주상복합은 전혀 없는 셈이다. 상반기 용인지역 아파트 분양을 계획했던 건설업체들은 이미 지난 3월 판교 중소형 아파트 분양을 피해 사업일정을 한차례 뒤로 미뤘다. 이들 업체의 사업이 최근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고분양가 논란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과 각종 걸림돌에 발목이 붙잡혀 용인시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GS건설과 CJ개발은 성복지구에서 분양을 앞두고 공사용 도로를 마련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기존 단지 앞으로 공사차량이 지나가는 것에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고, 우회 도로를 만들기도 여의치 않다”며 사업지연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마북리에서 상반기 분양을 추진해온 대림산업은 사업 변경 과정에서 승인 절차가 늦어진 경우다. 다음달까지 변경 승인과 분양 승인을 받을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가을쯤으로 사업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공세지구 분양을 앞둔 대주건설도 몇 달째 분양이 미뤄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지만 분양 승인권을 가지고 있는 용인시청이 고분양가에 따른 민원을 없앤다는 방침이어서 분양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일부 업체에선 이르면 다음달 말이나 7월쯤 분양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 장마, 휴가철 등과 겹치는 시기인데다 8월에는 판교 중대형 공급도 예정돼 있어 기대 만큼 사업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금융비용 등이 늘어나지만 사업 초기에 바람을 타지 못하면 분양이 장기화 될 수 있고, 정부의 버블 논란도 잠잠해지길 바란다면 오히려 가을쯤이 분양하기에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용인시청 관계자는 “특별히 분양 승인이 늦어지는 경우는 없다”면서도 “분양가의 경우 업체 자율이지만 산정 내역 등을 유심히 살펴 적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체들이 원하는 분양가를 받기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