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백판지업체들의 총 생산량은 대략 130만톤 가량.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수출에 주력, 80만톤을 해외에 내보내면서 97년보다 30만톤 이상 늘어났다. 공급능력은 60만톤(대전·청주공장 합계) 규모인 한솔제지와 대한펄프(35만톤)·세림제지(18만톤)·신풍제지(16만톤) 그리고 중소업체들을 합해 140만톤 정도가 된다.공급과잉은 결코 반갑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증설주체가 고른 품질에 원가경쟁력이 최고수준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는 세림제지라면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이미 업계에는 세림제지가 연간 18만톤 수준인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는 증설계획을 갖고 있으며 조만간 실행에 옮긴다는 내용이 파다하게 퍼져있다. 세림제지가 36만톤 규모가 되면 지난 봄 청원공장에 3호기 준공으로 35만톤을 갖게 된 대한펄프를 제치고 2위로 부상하는 셈이다.
세림제지도 증설에 관한 모든 검토작업을 마친 상태라는데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를 의결할 이사회소집조차 예정돼 있지 않는 만큼 현재로서 결론이 내려진 것은 없다고 말할 뿐이다.
업계는 그러나 세림제지가 결국 증설을 감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의 경제효과가 뚜렷한 제지산업에서 18만톤으로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때문이다. 세림제지는 지난 3월 세림정보통신은 정리를 위해, 세림환경기술은 존속을 위해 모두 흡수합병시켜 계열사 문제도 해결했다. 올 예상 매출액과 순이익이 1,250억원, 80~90억원선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부채비율 126%, 유보율 377%(납입자본금 135억원)로 여력도 충분하다. 대한펄프에 이어 세림제지가 백판지 증설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형준기자HJ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