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한강에 투신한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시신이 22일 오후 2시 2분께 한남대교 남단 12∼13번 교각에서 하류쪽 100m지점에서 소방특수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다.
시신은 물가로부터 20m 지점에서 양복차림에 안경을 쓴 채로 강바닥에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였다.
시신을 발견한 소방특수구조대 백운웅(34) 잠수요원은 “수중시계가 20cm에 불과해 손을 이용, 강바닥을 훑다 보니 순간 사람이라는 감각이 들어 위로 올라와 수신호로 사람이 있음을 알렸다”며 “다시 물 아래로 내려와 살펴보니 감색 양복차림의 시신이 얼굴을 강바닥에 댄 상태로 엎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구조대원 4명은 흰 천으로 시신을 위아래로 덮어 강가로 끌어올렸다. 현장에는 경찰과 소방당국, 대우건설 관계자 117명이 수색작업을 진행 중 이었으며, 시신은 인양 즉시 서울대병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시신발견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한 남씨의 부인과 아들은 강가에서 남 전 사장의 시신을 확인한 뒤 오열을 터트렸다.
노 대통령의 친형 건평(62)씨에게 3,000만원을 준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아 온 남 전 사장은 지난 11일 자택에서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다가 부인 명의의 레간자 승용차를 타고 집을 나서 한남대교 남단에서 한강에 투신했다. 노 대통령은 당시 특별기자회견 중 형 건평씨의 금품 수수와 관련된 부분을 언급하면서 “대우건설의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남 전 사장은 투신에 앞서 대우건설 신모 법무팀장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내가 모두 짊어지고 가겠다”며 “한강 남단에 차를 세워두었으니 가져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우건설은 남 전 사장의 장례를 회사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유가족은 미망인 김선옥씨와 창우ㆍ효경씨. 영결식장은 연건동 서울대학병원. 발인 25일 오전 7시. (02)760-2028
<박현욱기자, 이재철기자 hummi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