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말 공연가, 女子 이야기로 女心 사로잡다

뮤지컬 에비타·엘리자벳 여성 지도자의 삶 재연<br>미녀는 괴로워·막돼먹은… 외모위주 사회 등 꼬집어<br>빨간시·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성적문제 등 진지하게 다뤄

미녀는 괴로워

버자이너 모놀로그

에비타

대목을 맞은 올 연말 공연 시장은 여심(女心)에 호소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여성의 특별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거나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올라 호평받고 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대를 풍미하는 여성 지도자를 소재로 삼는가 하면 성적 대상으로 치부되던 여성이 치열한 삶 속에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리는 등 작품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여성 지도자의 삶 다룬 대작='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로 유명한 뮤지컬 '에비타(내년 1월 29일까지 LG아트센터)'가 5년 만에 국내 관객을 찾았다. 아르헨티나의 국모로 불리는 에바 페론(애칭 에비타)의 삶을 재연한 이 작품은 파란만장한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아르헨티나 시골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에바 페론은 15살에 대도시로 상경, 배우로 스타덤에 오른 뒤 군부지도자 후안 페론을 만나 퍼스트 레이디가 됐지만 33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의 일생을 담은 이야기에는 혁명 지도자 체 게바라와 후안 페론 등 실존 인물이 다수 등장하지만 에바 페론의 삶에 초점을 맞추며 성녀와 악녀로 상반된 평가를 받는 그녀의 삶을 재조명한다. 한남동 블루스퀘어 무대에 내년 2월 오를 예정인 뮤지컬 '엘리자벳'은 120여억원을 들여 만든 대작이다. 지난 199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한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제1 황후였던 엘리자벳의 일대기와 판타지적인 요소인 '죽음'이라는 캐릭터를 결합해 유럽 관객들로부터 극찬받았다. 주인공 엘리자벳 역의 옥주현과 '죽음' 역의 김준수를 비롯해 송창의ㆍ류정한ㆍ김선영ㆍ박은태 등 스타급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현실의 비애를 유쾌하게 풀다=평범한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추며 현대 사회의 이면을 유쾌하게 끄집어낸 작품도 선보인다. 3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내년 2월 5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는 뚱뚱하다는 이유로 괄시받던 한 여성이 성형 수술을 통해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엮었다. 여성의 미(美)를 재단하는 사회의 시선에 경종을 울리는 이 작품은 김태균, 이종혁, 바다, 오만석, 이병준, 박규리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다. 케이블 TV를 통해 방영된 '막돼먹은 영애씨(내년 1월 15일까지 대학로 컬쳐스페이스 엔유)'는 평범한 워킹 우먼의 삶을 통해 회사라는 조직 내에서 여성의 외모를 기준으로 이뤄지는 선입견과 차별을 꼬집는다. 뚱뚱하다는 이유로 '덩어리'란 별명을 갖고 있는 여주인공이 고달픈 회사 생활에서 겪는 상사와의 갈등, 사내 연애 등을 담아낸다. ◇성적 대상인 여성에 대한 진지한 시선=연극 '빨간시(내년 1월 1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는 한국 근현대사의 두 가지 아픈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일제 위안부 사건과 한 꽃다운 여배우의 죽음으로 드러난 여배우들의 성 상납 사건이다. 작품은 남자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여배우의 자살과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면서 우리 사회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내년 1월 29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는 미국 극작가이자 사회운동가, 시나리오 작가인 이브 엔슬러가 각계각층의 여성 200여명과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이 갖고 있는 성 담론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터부시돼온 여성의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의 관점으로 풀어가면서 본질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영화배우 김여진, 연극배우 이지하, 뮤지컬배우 정영주, 탤런트 정애연 등 간판급 스타들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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