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목요일 아침에] 위기의 태양광, 지금이 기회다


온통 우울한 소식 뿐이다. 태양광산업 주변의 소식이 그렇다. 가격 급락에 가동 중단, 주가 급락은 물론 파산 얘기까지 들린다. 한때 성장동력원으로 손꼽히던 태양광산업에게 드리운 그늘은 신재생에너지의 미래가 어둡다는 뜻과 다름 아니다. 태양광산업 위기의 원인은 두 가지. 전세계적인 수급 불안과 요동치는 가격 탓이다. 먼저 수요가 줄어들었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로 수요가 뚝 떨어졌다. 특히 최대 소비지역인 유럽 각국이 재정불안에 따라 소비자들에 대한 보조금 폐지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안보이자 미래 먹거리 반면 공급은 크게 늘어났다. 수요가 줄면 공급도 줄여 가격하락폭을 최소화하는 기본법칙이 전혀 통할 수 없을 만큼 중국산 저가제품의 덤핑 물량이 쏟아졌다. 폴리실리콘ㆍ웨이퍼ㆍ셀 모듈 등 주요제품군의 연초대비 하락폭이 35~50%에 이른다. 국내외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한창이던 2008년 시점과 비교하면 8분의 1토막에 불과한 수준이다. 수급과 가격 여건이 최악인 상황에서 국제 메이저에 비해 자본과 기술이 열세인 국내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위기지수는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있다. 평균 가동률이 23%. 잘나간다는 회사의 가동률조차 50%를 겨우 넘는다. 견디다 못해 파산한 기업도 나왔다. 태양광산업의 위기는 남의 일 같지 않다. '기업 스스로 경영 악화와 파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위성 만큼이나 미래 전략산업으로서 태양광산업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문제다. 태양에너지는 유가 급등과 화석연료 고갈,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생태환경 파괴라는 난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에너지원 아닌가. 경쟁에서 밀려나 에너지 수급 자체에 위협받는 상황은 떠올리기만해도 끔찍하다. 반대로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고 치자. 어떤 과실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태양이 매일같이 내려주는 빛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을 수출하면서도 공해걱정이 따르지도 않는다. 세계 태양광 시장규모로는 10년 이내에 반도체 시장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태양광산업은 지금도 수출의 역군이다. 지난 2010년 한국 태양광산업의 수출액은 모두 37억 8,750만 달러. 원자력산업의 수출액을 4배 가량 앞선다. 경영이 어려웠다는 지난 2010년의 실적마저 국가가 전력을 다하고 있는 원자력부문을 앞섰다는 점은 태양광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태양광산업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경쟁 때문이다. 공급과잉을 야기했던 중국은 공격적 설비확장을 견지하며 10년후 생산능력을 7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모근 신축빌딩과 주택의 지붕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한다는 '선 라이즈 계획'을 구상중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많이 지원하다고 하지만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펀드를 보증하는 수준이다. 재원이 신재생 대체에너지보다는 원자력부문에 투입된 결과다. 구조조정 등 성장통 극복해야 정부의 지원 강화와 더불어 시급한 것은 업계 스스로의 구조조정이다. 태양광산업의 위기를 성장통으로 간주하고 새로운 참여를 저울질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퇴출과 신규진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얼마나 최소화하고 제대로 된 새판을 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태양광산업은 분명 시련을 겪고 있다. 그러나 반전이 대기중이다. 유럽의 어느 국가보다 삼림 황폐화를 겪어 땔감마저 부족했던 영국은 대체에너지로 석탄을 캐다 광산채굴용 증기기관을 발명하고 결국 한발 앞서 산업혁명까지 내달렸다. 위기의 한국 태양광산업도 마찬가지로 선발주자들을 따라잡을 기회를 맞고 있다고 믿는다. 문제와 해답은 늘 같은 곳에 있기 마련이다. 위기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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