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MSOㆍPP업계 "명백한 담합ㆍ특혜" 강력 반발

종합편성채널, 15~20번 채널 배정 요구하며 MSO 압박<br>MSO "채널 배정은 고유 권한"… 개별 PP들도 거센 반발


다음달 출범하는 종합편성채널(종편)이 15~20번 사이의 황금채널 배정을 강요함에 따라 관련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종편 4사는 현재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들과 채널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15번에서 20번 사이의 채널 배정을 요구하며 MSO들을 압박하고 있다. 프로그램공급자(PP)의 채널 배정은 MSO의 고유 권한이지만 종편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있는 것. 이는 종편 사업자의 뒤를 받쳐주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힘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종편 뒤봐주는 방통위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6월 한 토론회에 참석해 "종편은 갓난 아기와 같기 때문에 걸음마를 시작할 때까지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하다"며 종편 뒤에는 방통위가 있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각 MSO 대표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는 종편에 대한 지원을 에둘러 요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KT가 자회사인 KT캐피탈을 통해 종편에 83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밝혀져 방통위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MSO 사업자들은 매우 난감해하는 상황이다. 신문을 기반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과시하는 데다 방통위의 지원까지 있는 종편의 요구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 채널 배정은 협상주체들이 직접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 MSO의 공식입장이지만 속은 끙끙대고 있는 실정이다. 한 MSO 관계자는 "특정 PP를 어떤 채널에 넣느냐는 문제는 MSO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최근 MSO들이 다양한 사업 추진을 계획하는 가운데 방통위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면 종편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종편 때문에 우는 사업자들 = 채널 배정은 MSO들의 수익과도 직결돼 있어 이들의 고민이깊어지고 있다. 현재 MSO는 0번대 및 10번대 채널에 관계사 PP나 홈쇼핑 사업자를 우선 배정하고 있다. 관계사 PP의 경우 MSO의 수익 창출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앞번호를 배정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제는 종편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홈쇼핑 사업자와 관련해서는 걱정이 더 크다. 주요 홈쇼핑 사업자들은 앞번호 대 채널을 따내기 위해 수백억 원을 송출료 명목으로 개별 MSO에게 지급하고 있지만 번호대가 뒤로 밀리면 자연스레 관련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홈쇼핑 관련 매출이 MSO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 악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개별 PP의 피해도 클 전망이다. 종편이 앞번호대를 차지하게 되면 기존 PP들의 채널도 연달아 뒤로 배정돼 시청률이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 아날로그 방송으로 눈을 돌리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아날로그 방송의 경우 70여개의 채널만 송출할 수 있다. 4곳의 종편 사업자가 들어올 경우 자연스레 개별 PP 4곳은 자리를 내줘야 한다. 이와 관련해 서병호 PP협의회장은 "종편 출범 이후 PP들의 사업환경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현재 행정소송도 검토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수급 부족으로 프로그램 편성표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종편이 앞번호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종편 출범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별다른 사고없이 제대로 방송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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