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뷰] 러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

[인터뷰] 러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 『젊음으로 생동하는 한국 국립발레단의 매력에 끌렸어요. 내년 8월 15일 대작 발레 「스파르타쿠스」를 한국 무대에서 멋지게 펼쳐낼겁니다.』 러시아 발레 거장 유리 그리가로비치(73)는 국립발레단의 현재 기량은 물론, 성장가능성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국립발레단과 손잡고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 고전발레 대작 3편을 안무하기로 하고, 계약 체결 및 향후 일정 논의 등을 위해 입국한 그리가로비치를 지난 5일 만났다. 『오는 12월 국립발레단을 통해 선보일 「호두까기 인형」, 내년 6월의 「백조의 호수」, 8월 「스파르타쿠스」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 될 겁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호두까기 인형」의 경우 마임 부분까지도 모두 춤으로 대체할 것이며, 「스파르타쿠스」에서는 한국무대와 국립발레단의 현실에 맞게 작지만 박력있는 안무를 선보일 생각입니다.』 그리가로비치는 레닌그라드 태생으로 지난 64년부터 96년까지 33년간 볼쇼이극장의 예술감독으로 재직하면서 「발레=볼쇼이」라는 등식을 성립시킨 장본인. 그의 출세작은 내년 국내에서 초연될 「스파르타쿠스」(68년)이며, 이후 「석화」 「사랑의 전설」 「이반대제」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에서 독창적인 안무를 뽐내며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올랐다. 『나는 젊은 사람들과 일하기를 좋아합니다. 젊은 무용수들은 불필요한 자기고집이 없어요. 그래서 마치 진흙을 빚듯 훌륭한 스타로 만들어낼수 있습니다. 안무자로서 젊은이들의 파묻힌 재능을 발굴해 내 것으로 가질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죠.』 그리가로비치는 그렇게 영국 로열발레단의 주역인 이렉 무하메도프, 볼쇼이의 나탈리아 베스메르트노바와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에카테리나 막시모바 등 걸출한 큰 별들을 진흙 빚듯 키워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립발레단과의 협력은 국내 발레관계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리가로비치 같은 세계 발레계의 거장이 국내에서 여러 편의 작품을 집접 안무하는 것은 국내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예요. 그리가로비치와의 만남은 국립발레단과 한국발레의 성장에 더없이 좋은 자양분이 되리라 믿습니다.』 함께 만난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말이다. 그리가로비치의 손을 빌어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발레스타가 탄생하기를…. 그리가로비치는 이번주 서울을 떠났다가 오는 12월 중순께 공연 예정인 「호두까기 인형」의 안무를 위해 11월말께 재입국할 예정이다. 35명 남성군무 `압권' ■「스파르타쿠스」 어떤 작품인가 한마디로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펙터클 영화 「벤허」를 연상케 할 만큼 방대한 규모의 발레작품이다. 소비에트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 하차투리안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 「스파르타쿠스」는 볼쇼이 최고의 히트작으로 손꼽힌다. 일체의 마임 없이 전체가 춤으로 이루어진 「스파르타쿠스」는 대단히 역동적이다. 특히 35명의 남성군무와 3명의 솔리스트 남성무용수의 몸동작은 남성미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안무가 모이세프에 의해 1958년 초연됐다가 실패해 10여년간 빛을 보지 못하다가, 68년 그리가로비치가 새로운 안무로 재공연해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 볼쇼이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바실리예프와 막시모바가 이 공연에서 스타로 입지를 굳히기도 했다. 한편 국내 초연을 준비하고 있는 국립발레단은 「스파르타쿠스」이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 올해와 내년에 걸쳐 남성무용수를 대폭 보강할 예정이다. 입력시간 2000/10/09 17:31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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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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