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독일 철강산업의 양대산맥/티센­크루프 합병 구체화

◎양사 “적대적 M&A 중지” 합의따라/노조시위 등 10년 끌던 갈등 종지부/유럽최대·세계 3번째 철강사도약 꿈10여년이상을 끌면서 적대적 인수합병, 노조의 반대등으로 덜컥 거리던 독일 양대 철강회사인 티센과 크루프의 합병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양사는 24일 그동안 추진해오던 주식시장을 통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중지하고 철강사업분야의 합작등 우호적 합병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이 일정대로 추진될 경우 이 회사는 유럽최대 세계 3번째 철강회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티센과 크루프는 이날 발표한 공동 선언문에서 철강분야 합작등 합병협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기때문에 적대적 인수합병은 다시 시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 양사의 우호적 합병은 곤경에 빠진 독일 철강산업을 부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제했다. 크루프측은 그동안 양사의 합병회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기한 25일) 티센에 대한 1백36억마르크(미화 81억달러)규모의 적대적 M&A를 추진한다고 밝혔었다. 양사의 합병은 그 연원이 깊다. 지난 1983년 정부주도의 철강산업위원회에서 산업합리화를 위한 양사의 합병이 제의됐으며 그동안 생철, 스테인레스강 생산분야에서 합작을 해왔다. 이런 조심스러운 합병 움직임이 올들어 급작스럽게 변했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크루프가 티센주식을 주식시장을 통해 대거 매집하기 시작하면서 티센 주가가 급상승했다. 급기야 지난 18일에는 크루프가 티센주식을 지난해말 가격보다 60%나 높은 주당 4백35마르크에 매입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 시점을 전후해 양사의 합병회담은 양사 차원을 떠나 독일 경제계의 문제로 비화됐다. 규모가 티센의 절반정도에 불구한 크루프가 티센을 삼킨다는데 각계가 반발한 것이다. 우선 티센의 회장인 디터 포겔은 『서부영화식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크루프를 공개비난했으며 합병으로 일자리를 잃게될 것을 우려한 노동자들이 크루프에 대한 데모를 벌였다. 양사가 소재하고 있는 북 라인- 베스트팔렌주가 현재 사상 최고의 실업율에 시달리고있는 독일내에서도 가장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기에 노동자들의 우려는 베스트팔렌주 전체로 확산됐다. 노동자들이 크루프의 배후로 지목한 것은 독일 최대의 민간은행인 도이치 방크. 이 때문에 독일 산별노조인 IG 메탈 소속의 노동자들은 그동안 도이치방크와 크루프를 상대로 연일 시위를 벌였다. 사태가 이렇게 악화되자 주정부가 나서 크루프의 게하르크 크로메회장에게 적대적 M&A를 중지토록 설득에 나섰었다. 반발에 부딪히자 크루프측은 적대적 M&A에서 우호적 합병으로 전략을 선회했으며 도이치방크도 크루프에 단순한 경영자문을 했을 뿐이라고 발을 빼게 되면서 24일 양측은 적대적 M&A 중지, 철강분야 합병이라는 타협을 이루게 됐다.<온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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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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