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대졸자들은 사상 최악의 취업대란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신문과 리크루트가 30대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 채용을 실시했거나 계획하고 있는 곳은 삼성, 대우 등 불과 11곳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기업들은 아직까지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또 계획을 확정 또는 검토하고 있는 기업들도 그룹 공채를 없애고 계열사별로 소수인원을 수시채용하거나 인턴사원 채용이 주류를 이뤘다. 정부가 독려하고 있는 인턴사원 채용에 대해서도 인턴기간 이후의 처리문제나 제공할 만한 일거리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5대그룹 가운데 대우가 조만간 1,000~2,000명의 대규모 인턴사원을 뽑을 계획이고 삼성도 이를 신중히 검토중이다. 현대와 LG, SK는 이미 선발했거나 선발중이어서 추가로 선발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채용계획을 점검한다.
◇30대그룹=30대 그룹 가운데 올 하반기 채용했거나 계획을 갖고 있는 곳은 현대, 삼성, 대우, LG, SK, 쌍용, 롯데, 코오롱, 동부, 동양, 새한 등이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소수, 수시채용제를 채택했으며 인원도 지난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삼성은 아직까지 채용방식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룹공채 방식에서 계열사별로 수시로 채용으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은 현재 계열사별 필요인력을 파악하고 있으며, 오는 12월초 모집에 들어갈 방침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공채를 실시할 것인지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인력채용방식인 공채에서 탈피해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충원하는 수시채용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만약 수시채용방식이 채택되면 인터넷을 통해 특정직군의 인력을 뽑거나 자격증 보유자, 특정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위주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턴사원 200~300명 가량을 뽑을 것이라는 관측도 돌고 있으나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 삼성의 공식 입장이다.
현대는 수시채용방식을 활용할 예정이라고만 밝혔을 뿐 아직 채용여부는 확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는 이미 지난달 인터넷을 통해 현대종합상사에 필요한 인력 4명을 채용했으며 앞으로도 인터넷을 활용해 계열사별 필요인력을 뽑을 계획이다. 인턴사원은 이미 국민투자신탁증권, 현대강관, 현대증권 등에서 선발했기 때문에 추가로 채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지원여부에 따라 추가로 더 뽑을 가능성도 있다.
대우는 인턴사원 1,000~2,000명을 뽑아 이 가운데 상당수(50%정도)를 해외사업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확한 채용규모는 정부의 훈련비 지원정책이 어떻게 개선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우는 이를 위해 늦어도 이달중으로는 채용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룹 공채여부도 그때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LG도 수시채용으로 채용방식을 바꿨다. LG는 이 방식을 통해 지난달 인터넷을 통해 원서접수를 받았다. LG는 서류를 접수한 1만2,000명 가운데 1차통과자를 가려내 각사별 수시채용을 위한 대기자풀에 등록시킬 계획이며 이 가운데 200~3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96년도부터 공채를 없애고 상시채용제를 도입한 SK는 올해 150~200명의 인턴사원을 선발키로 하고 이미 서류접수를 마쳤다. SK는 아직까지는 신입사원을 충원할 계획은 확정하지 못했으나 앞으로 필요한 인력이 있다면 서울 을지로 본사에 위치한 상시채용상담실이나 인터넷을 통해 접수된 인력을 바탕으로 충원할 예정이다.
한진은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력을 공개채용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단지 대한항공이 조정훈련생을 연간 60명씩 선발(이미 서류접수 완료)하고 한진해운은 배를 탈 해상직을 수시로 채용할 계획이다.
롯데는 최근 각 대학에서 추천받은 인원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에 나서 12월중 100명을 뽑을 계획이다. 계열사별로는 롯데쇼핑이 50여명의 인원을 할당해줄 것을 그룹에 요청했고 그외 주력 계열사들이 수십명씩의 인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롯데의 채용인원은 앞으로 더 늘어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코오롱은 하반기들어 ㈜코오롱과 코오롱상사, 코오롱건설 등에서 필요한 인력을 비공개적으로 30여명을 뽑아 필요부서별로 선발했기 때문에 앞으로 공채또는 인턴사원 계획은 전무하다. 그러나 각 계열사별로 필요인력이 있으며 수시로 대학별 추천을 받아 뽑을 방침이다.
이밖에 쌍용과 동부, 새한등도 각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력을 소수채용방식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화, 동아, 한라, 대림, 두산, 효성, 동국제강등은 아직까지 신입사원이나 인턴 채용계획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