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가 리포트] 불확실성 커지며 金인기 높아지는데… "내년 2,000弗 돌파 예상"

유럽 위기 증폭 힘입어 올들어 20%이상 뛰어<br>내년 유동성공급 확대… 수요 계속 늘어날 듯<br>"유로존 붕괴될 경우엔 4,000弗까지 폭등" 전망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의 가격이 내년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은 이미 인플레이션 헤지나 글로벌 위기에서 피난처 이상의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월가의 투자은행 등은 내년에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일부 국가의 이탈로 인해 유로존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금값은 온스당 4,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극단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늘어나는 금 수요= 지난 3ㆍ4분기에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순매입한 금 규모는 148.4톤에 달한다. 지난달 한국은행 역시 15.5톤의 금을 추가로 매입, 보유규모를 54.4톤으로 늘렸다. 개인투자자들의 금 매입도 활발하다. 월가의 투자은행에서 근무하는 한국계 L씨는 "지난해 20만달러 어치의 금을 매입해 약 50%의 수익을 올렸고, 올해도 금값이 온스당 1,700달러선으로 낮아진 지난 10월에만 10만달러 어치를 더 매입했다"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금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리서치회사인 비리니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은 지난달 SPDR 골드 트러스트 ETF에 36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전월의 8억1,300만달러에 비해 세배나 늘어난 것. 투자자들은 많은 국가들이 최근들어 경기부양을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통화가치를 하락시키고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금에 배팅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0.1%로 다른 투자상품을 압도한다. 올들어 금값은 온스당 1,400달러에서 1,700달러로 20%이상 올랐다. 금값은 유럽위기가 고조되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높았던 지난 8월말 1,900달러를 찍기도 했다. 반면 뉴욕증시의 대표적인 지수인 S&P 500은 올 들어 2.95% 하락했다. 중개회사인 피닉스 파트너스 그룹의 마이클 블락은 "유로존의 위기 해결을 위해서 ECB가 직·간접적으로 화폐 공급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로 인해 인플레가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 매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온스당 2,000달러 돌파할 듯= 내년 금값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게 대체적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유로존의 위기지속과 미국의 재정문제 등에 따른 투자자들의 금 선호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금이 내년도 상품중 가장 투자가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내년 전세계 GDP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0.3%포인트 낮춘 3.5%를 제시하며 원유나 다른 상품들은 투자수익이 저조하다고 예상한 반면 금과 은은 시장 수익률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역시 미국의 저금리와 유로존 위기 등을 근거로 금값이 내년에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개월 목표가는 온스당 1,920달러.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실질금리가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될 것인 만큼, 금값은 2012년에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매수 포지션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귀금속 회사인 딜론 게이지 메탈도 내년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의 테리 한론 대표는 "내년에도 미국과 유럽의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은 주요 투자대상이 될 것"이라며 "목표가격은 온스당 2,300달러"라고 말했다. 투자회사인 시티인덱스는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의 채무위기 해결에 대한 장기적 비전이나 달러 등 각국 통화에 대한 신뢰가 생기기전에는 금의 거래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금값의 강세를 예상했다. 트레이딩 회사인 XTB의 알렉스 오번 CEO는 "일부 남유럽국가들이 유로존에서 이탈해 유로존이 붕괴될 경우 금은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값이 1,900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급격한 등락을 거듭한 것처럼 앞으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콜린 시진스키 CMC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의 대량 매도는 랠리가 끝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상승이나 하강의 한쪽 방향으로 움직이기보다는 변동성을 배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