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차세대 여성 간판 정치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역할이 기대된다.
박 의원과 추 의원은 각각 한나라당 운영위원과 민주당 상임중앙위원으로서 당내 정치적 입지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고 강 장관은 열린 우리당의 적극적인 영입추진으로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이 내년 총선에 열린 우리당 후보로 나설 경우 이들은 내년 총선 때 라이벌 경쟁이 불가피하다. 특히 본격적인 여성 정치리더십 시대를 열어 총선판도의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추 의원과 강 장관은 최근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각각 `추다르크`와 `강효리` 또는 `강장금`으로 불리우며 인기를 얻고 있다. 박 의원도 현재 한나라당내에서 목소리를 낮추고 있지만 지난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주도로 한국미래연합이란 정당을 만들었을 만큼 독자적인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 세 사람이 높은 인기를 얻고 지지기반을 구축한 배경은 40대 중반과 50대 초반의 개혁적인 여성으로서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고 각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 점이다. 또 최근 정치권을 흔들어 놓고 국민의 지탄을 받는 비자금 등 각종 비리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인기 비결이다.
박 의원과 추 의원은 각각 대구 달성과 서울 광진을 출신 재선의원. 현재 전체 지역구 227개 가운데 여성 의원은 5명이다. 두 사람은 비례대표와는 달리 지역구에서 투표로 남성후보를 누르고 배지를 달았을 만큼 정치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로 20대에 육영수여사를 대신해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환대를 받고 금강산댐 문제와 관련 남북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한나라당 부총재로서 당 대선후보 경선에 앞서 당시 이회창 총재까지 개혁대상으로 지목, 공격하며 탈당한 적도 있다. 추 의원은 민주당 임시전당대회 상임중앙위원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해 돌풍을 일으켰으며 포용력을 표현하는 소위 `치마폭 정치`를 주장, 화제가 됐다. 강 장관도 참여정부 조각 때 가장 보수적인 조직으로 꼽힌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의 수장에 기용되면서부터 각광을 받았다. 장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사상 첫 대통령의 평검사 대화, 김각영 전 검찰총장을 물러나게 한 검찰 서열파괴 인사 파동, 대검 감찰권의 법무부 이양을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간 갈등 등 굵직한 `사건`들을 비교적 잘 마무리했다. 또 여려보인 외모와는 달리 검찰을 상명하복으로 묶어왔던 검사동일체 원칙을 전면수정하고 검사 단일호봉제 도입과 호주제 폐지 등을 추진, 강단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확실한 리더십을 확보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정치인 역량의 기준이 되는 정치력ㆍ포용력ㆍ친화력 등을 검증할 정도의 정치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 탈당과 복당을 거듭한 점, 추 의원과 강 장관은 각각 특정언론사에 대한`취중욕설`파문과 송두율 교수사건 관련 사과 등으로 잇단 구설수에 오른 점이 그 사례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