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기자간담회 "내주변 측근없다" 일축한나라당내 '주류-비주류'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최병렬 부총재와 홍사덕 의원 등 일부 중진들이 최근 잇따라 총재주변의 측근을 비난한데 이어 이부영 부총재도 12일 측근공격에 가담했다.
이 부총재는 이날 MBC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해 주류측에 대해 "박근혜ㆍ김덕룡 의원의 주장을 다 받아줘도 '이회창 대세론'에 지장이 없었을 것"이라며 "이 총재를 둘러싼 주류 자신들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속 좁은 결정을 내리도록 만든 것이므로 이 부분을 고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개혁성향의 김원웅 의원은 "당 중심에 지나치게 낡은 인물이 포진하고 있어 전면적 인적쇄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총재 주변의 일부 사람이 총재를 오도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쓴 소리는 않고 단 소리만 하다 잘못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고 측근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여기에 원내외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 등 의원모임도 목소리를 높일 움직이어서 '측근정치' 논란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측근'들의 반발도 만만찮아 주류대 비주류간 전면전 양상도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측근 3인방'으로 지목돼온 양정규ㆍ하순봉 부총재와 김기배 의원 등은 최 부총재와 홍 의원을 향해 비난수위를 높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 "개인적인 정치행위"로 축소하면서 애써 대응을 자제해온 주류측의 모습과는 상당히 달라진 분위기다.
일본을 방문중인 이 총재는 '측근정치' 문제가 불거지자 이날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 주변에 측근은 없다"고 일축하면서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 총재가 일본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13일 이후 당내 분열에 대한 강경처방을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 총재가 전당대회 이후 당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정권재창출에만 전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이 총재가 비주류 포용을 위해 당무퇴진 및 집단지도체제 조기도입 요구 등을 수용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