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정답 인생' 나경원


[기자의 눈] '정답 인생' 나경원 정치부=임세원기자 why@sed.co.kr 유권자는 때로 단순한 느낌에 이끌려 투표하기도 한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화려한 외모와 이력으로 유권자에게 강한 호소력을 갖는 것도 어쩌면 이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기자가 취재현장에서 접한 나 후보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혹은 "예쁜 얼굴에 표정이 너무 밝아서 되레 믿음이 안 간다"고 말하기도 하고, 혹은 "엘리트로만 살아 현실을 모를 것 같다"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대중정치인으로서 단정한 외모는 장점인 동시에 자기관리를 보여주는 증거다. 기자가 인상 깊었던 것도 외모를 유지하는 철저한 관리였다. 그의 '정답 인생'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나 후보가 한 재래시장에 방문했을 때 일이다. 자전거를 탄 한 노인이 "길 막지 말라"고 호통을 치자 나 후보는 기자들과 보좌진이 시장길목을 막지 않도록 배려했다. 정답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읽혀졌다. 이처럼 정답을 추구하는 노력은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다. 다만 자신의 인생에 한 치의 오점도 남기지 않으려는 태도가 때로는 역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예컨대 얼마 전 그의 홈페이지에 고(故)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기 위해 내건 사진이 논란이 일자, 그는 실무진의 실수로 4분 동안 떠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4시간 동안 떠 있는 걸 봤다면서 고인을 이용했다고 반론하고 있다. 차라리 내 나름의 추모방식이라고 설득하거나 잘못 판단했다며 고개를 숙이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다. 그의 공약 가운데 재개발ㆍ재건축 건축연한 폐지도 그렇다.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주민의 의사에 따르겠다는 그의 말은 일견 정답으로 보이지만 실제 재개발ㆍ재건축을 추진 중인 지역은 대부분 건설사를 포함한 주민들 간의 대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핵심은 건축연한이 아니라 하나로 모이지 않는 이해 관계인 것이다. 나 후보는 외모와 이력으로 선입견을 갖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고는 한다. 그러나 문제는 외모와 이력보다 정답만 추구하는 인생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걱정일까. 헉! 어느 정도기에… 한나라도 민주도 떨고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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