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매물 폭탄 완화… "증시 급락세 어느 정도 진정시킬 것"

증안펀드 조성으로 투자심리 완화 9일 한때 코스피지수가 1,700포인트선 밑으로 하락하면서 주식 시장이 패닉 상태로 빠져들자 금융당국과 업계가 공매도 금지, ‘증시안정을 위한 공동펀드(이하 증안펀드)’ 조성 등 다양한 비상 시장안정조치(컨틴전시 플랜)들을 내놓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일단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의 힘으로 시장불안을 해소하고 안정화하는 것을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로 보지만 이마저도 깨져 시장불안이 다시 확대될 경우를 대비해 3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또 증권업계는 증권 유관기관과 함께 증안펀드를 추가로 조성해 투자심리 완화에 힘 쓴다는 방침이다. 금융 당국이 우선적으로 추진한 대책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이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판 다음 판매가격보다 싼값에 되사 차익을 챙기는 것으로 외국인들이 최근 공매도에 대거 가담해 주가 하락의 과실을 맛본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일1,915억원이었던공매도금액은 3일 4,533억원, 5일 4,542억원 등으로 급증하며 하락장에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대거 이익을 취했다. 금융 당국은 이에 따라 대형 및 외국계 증권사에 검사수준의 강도 높은 점검을 실시해 공매도 규제 등을 제대로 지켰는지 살필 계획이다. 금융위는 일단 공매도 금지를 현행 금융주에서 비금융주까지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시장불안이 지속되자 2008년 10월 전격 실시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 및 증권사들도 일시적 공매도 제한을 요청하고 있어 시장불안이 지속되면 금융위는 현재금융주에만 적용하고 있는 공매도 금지를 비금융주까지 전면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업계가 증안펀드 설립을 다시 추진하는 이유는 국내 경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이날 황건호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공동펀드가 만들어지는 시기가 지수가 바닥권일 때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상징적인 의미에서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며 “1차, 2차 펀드를 만들었던 당시 증안펀드가 조성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완화되고 증시도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당시 증권업협회ㆍ자산운용협회 등) 등 증권 유관기관들은 코스피지수가 500선까지 급락했던 2003년 2월과 920선으로 내려앉았던 2008년 10월 각각 4,000억원, 5,150억원 규모로 공동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이날 금투협이 주최한 증권업계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펀드 조성에 나서기 전까지 유관기관들과의 협의 단계가 남아있지만 공동펀드 조성으로 국내 증시에 새로운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는 업계 사장단의 의지가 매우 강했다”며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거치는 대로 2008년과 같은 방식으로 공동펀드 설립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펀드 규모는 2008년 2차 펀드 조성 당시 규모인 5,15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금투협 관계자는 “각 기관별 자금사정을 살펴봐야겠지만 2차 펀드가 조성되던 당시 코스피지수가 920선이었고 현재 지수대가 1,800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펀드 규모는 5,15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증안펀드로 시장을 움직일 수는 없겠지만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려면 그 이상의 규모는 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 당시 관련 업계와 유관기관들이 공동펀드 설립에 합의하고 실제 자금을 투입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개월이었다. 당시 공동펀드는 상장주식과 국공채에 8대 2, 상장주식은 다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8대 2로 투자해 올해까지 3년간 운용되고 있다. 특히 주식은 인덱스펀드 형태로 설정하고 개별 종목 매수는 배제했다. 금투협은 10일부터 거래소, 예탁원 등 유관기관들과 협의해 최대한 증안펀드 조성 시기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현재 운용중인 2차 증안펀드에 자금을 추가로 집행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관기관들이 자금을 추가로 집행하는 방식을 택할 경우 2008년 당시 510억원의 자금으로 총 10개의 펀드를 설정했던 자산운용사 10곳에 추가로 자금이 투입된다. 황 회장은 “국내 기업의 이익이나 외환보유고 등 경제 펀더멘털 상태를 볼 때 국내 증시가 여타 시장보다 더 많이 하락한 것은 과도한 패닉에 따른 급락이라고 본다”면서 “업계와 유관기관이 국내 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을 알리고 증시에 신규 자금을 투입한다는 의미에서 공동펀드 설립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업계 사장단과 금투협은 단기적으로는 업계 자율적으로 공매도를 제한하기로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의 주식형펀드 매입 허용 ▦어린이 펀드 세제혜택 도입 등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당초 신용융자 담보유지비율 완화 등이 거론됐으나 회원사별로 의견이 엇갈려 업계 자율에 맡기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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