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시장서 살길은 철저한 현지화"

글로벌 기업들 다국적 정책 대신 맞춤 전략으로 새바람<br>대규모 샘플링 진행, 대형마트 집중공략 등 다양한 마케팅 눈길


글로벌 기업들이 철저한 현지화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 소비재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통상 다국적 정책을 고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최근 들어 우리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춰 공략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 외국계 소비재 업체 관계자는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경우 아시아 전체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며 "아시아 전반에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 세계 1위 스킨케어 브랜드인 P&G의 '올레이'는 지난해 11월 한국시장 론칭한 지 6개월여 만에 주력 상품인 안티에이징 크림을 '대박' 반열에 올려놓으며 주목 받고 있다. 브랜드 역사는 60여년을 헤아리지만 한국시장의 경우 5년 이상의 리서치를 거쳐 지난해 말에야 진입했다. 올레이는 마트-드럭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범용 스킨케어 브랜드이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보다 양질의 용기를 단독 사용하고 펌핑 등 사용상 편의성을 강화하는 등 '고급화' 정책을 추구했다.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을 추구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철저히 현지화로 무장했다. 또 입소문 의존도가 높은 시장 특성을 감안해 7만개에 달하는 대규모 샘플링을 진행했고'로컬 모델'을 발 빠르게 기용해 브랜드 알리기와 품질력에 대한 믿음까지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1위 주방용품 브랜드인 '옥소'는 진출 3년 만인 올해 초 판매망을 백화점에서 마트로 넓히며 지난해 보다 30% 이상 매출이 오르는 효과를 봤다. 옥소는 손이 미끄러져도 안전한 채칼, 싱크대 높이에 맞춰 길이 조절이 가능한 도마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어왔지만 가격대가 동종 제품 대비 높아 국내에서는 주로 백화점을 통해 소량 판매돼 왔다. 하지만 올 들어 고객 접근성이 높은 롯데마트 등으로 판매망을 확충한 뒤 제품력에 주목한 구매가 급증, 인지도 획득에 성공하는 한편 프리미엄 이미지도 유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필터 판매량 기준 전 세계 1위 정수기 브랜드인 '3M언더싱크 정수기'도 기업 시장에 치중해 왔던 전략을 변경했다. 국내 냉온정수기와의 차이점을 집중 홍보하며 소매 시장 진입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정수기들이 정수탱크를 따로 두는 냉온정수기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이 제품은 싱크대 밑에 설치되는 언더싱크 형태. 업체 관계자는 "정수탱크의 2차 오염 가능성, 잦은 필터 교체에 따른 불만 등이 제기되면서 시장에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됐다"며 "필터가 경쟁사 대비 고가이지만 사용기간이 4~5배 가량 길고 기사 방문 없이도 간편히 교체할 수 있어 인기"라고 말했다. 독일 기업 헨켈의 세탁세제'퍼실'도 홈쇼핑ㆍ대형마트ㆍ온라인몰 등으로 판매처를 다각화,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매출을 급신장시키는 효과를 봤다. 세계 최초의 세탁 세제인 퍼실은 불과 2년 전 한국 시장에 론칭했지만 현재 홈쇼핑 히트상품 반열에 잇달아 오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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