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딱딱해지는 상태><br>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 조사
| 간의 딱딱한 정도를 측정하는 간섬유화스캔 장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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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딱딱해진 상태를 일컫는 간섬유화 정도에 따라 간암 위험이 최대 6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 한광협∙안상훈 교수팀은 만성 B형 바이러스 간염환자 1,130명(남성 767명, 여성 363명)을 대상으로 간섬유화스캔 검사를 한 결과 섬유화 정도에 따라 간암 위험이 최대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간섬유화는 간이 각종 염증반응으로 딱딱해지는 증상이며 섬유화가 심하게 진행돼 발생되는 질환이 간경변증이다. 간섬유화스캔은 이런 간의 딱딱한 정도(섬유화)와 간경변증을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검사시간은 보통 5~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의료진에 따르면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환자들에게 진행된 간섬유화와 간경변증은 간암의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간섬유화나 간경변증은 조직검사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출혈 등의 부작용과 반복적 검사가 어려운 한계점이 있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하지만 간섬유화스캔 검사는 조직검사만큼 정확하고 반복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조사결과 1,130명의 간섬유화스캔 수치는 8㎪ 이하 595명, 8~13㎪ 285명, 13~18㎪ 130명, 18~23㎪ 53명, 23㎪ 이상 67명으로 확인됐다. 이 중 간암 발생률은 간섬유화스캔 점수가 8㎪ 이하에서 1.3%(8명), 8~13㎪에서 4.6%(13명), 13~18㎪에서 7.7%(10명), 18~23㎪에서 18.9%(10명)였다. 특히 23㎪ 이상의 환자군에서는 23.9%(16명)로 8㎪ 이하인 환자군에 비해 무려 22.6%포인트나 높았다.
모든 조건을 고려하면 간섬유화스캔 점수가 8㎪ 이하인 환자에 비해 23㎪ 이상인 환자의 간암 위험도가 약 6.6배나 높은 셈이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킬로파스칼)은 초음파가 간을 통과해 다시 돌아오는 속도를 측정해 간의 탄성도로 변환한 단위로 간섬유화 및 간경변증이 많이 진행될수록 수치가 높아진다.
한 교수는 "업무 스트레스가 많고 불규칙한 식사와 음주를 많이 하는 중년 직장인들은 주기적으로 간 건강을 확인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간이 손상돼 섬유화가 진행됐더라도 적절한 관리를 통해 간 건강을 회복하면 간암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 간학회지 3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