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S전선, 국산 해저케이블 시대 열다

'세계 4위 생산능력' 동해공장 본격가동…내년 1월 제품 첫 출시

20일 LS전선 동해공장에서 거대한 실린더 모양의 연선기가 가는 구리선들을 꼬아 해저케이블 원형의 도체를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LS전선

20일 찾은 강원도 동해시의 LS전선 해저케이블 공장. 한창 조성이 진행중인 송정산업단지 내 동해항과 인접한 24만8,000㎡의 부지에 자리잡은 이곳은 바로 국내 최초로 세워진 250kV급 해저케이블 생산공장이다. 지난해 4월 착공 이후 총 1,8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된 동해공장은 오는 11월 준공식을 앞두고 현재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LS전선은 동해공장 가동으로 국산 해저케이블시대를 활짝 열어젖히게 됐으며 유럽 경쟁사에 이어 글로벌 4위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LS전선 동해공장의 첫 생산품은 지난 2월 한국전력이 국제입찰로 발주한 총 공사비 3,300억원 규모의 진도~제주간 해저케이블 시공사업 105km 구간에 적용될 제품이다. 내년 7월부터 2011년까지 진도~제주간에 가설될 해저케이블은 제주도 4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용량인 400㎽의 전기를 송전하게 된다. 길이 230m에 폭 10m의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에서는 거대한 실린더 모양의 연선기가 가는 구리선들을 꼬아 원형의 도체를 만드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었다. LS전선이 생산하는 해저케이블에 들어갈 도체로 전기가 흘러가는 통로가 되는 것으로, 가는 구리선 61개를 꼬아야 비로소 하나의 해저케이블을 위한 도체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체는 50여년 이상 바닷물의 침입을 막고, 다양한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절연지 및 납도금ㆍ아연 차수테이프 등 각종 절연체로 외피를 입히는 작업 등 총 5개의 공정을 거쳐 비로서 해저케이블로 완성된다. 특히 해저케이블 공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케이블 간 접속 부분을 최소화하는 작업이다. 이인호 동해공장 공장장은 "해저케이블의 경우 케이블 간 접속 부분에서 고장 발생 확률이 가장 높다"며 "해저케이블은 케이블을 끊지 않고 얼마나 길게 뽑아내느냐가 기술력의 차이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총 105km의 진도~제주 구간에 들어갈 LS전선 해저케이블도 55km 케이블 두개를 이어 붙여서 설치하게 된다. 총 무게만해도 3,300톤에 달하는 케이블을 각 공정별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기존 케이블 생산공정에서 쓰이는 릴 대신 직경 8~25m에 최대 5,000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턴테이블을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케이블은 동해공장에서 동해항으로 연결되는 케이블 굉로를 따라 바로 대형 선박으로 이동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한 해저케이블이 처음으로 출시되는 시기는 내년 1월. 정교한 생산공정을 요하는 해저케이블의 특성상 한 생산라인에서 하루동안 생산할 수 있는 케이블의 길이가 1km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모든 공정이 자동화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 거대한 공장에 근무하는 직원은 180여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자동화된다 해도 각 공정에서 불량률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꼼꼼한 감독과 손길이 필요하다. 이 공장장은 "아무리 기계가 좋다고 하지만 제일 정밀한 것은 사람"이라며 "해저케이블 근로자들은 하루 24시간 동안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생산라인을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LS전선은 2015년까지 바로 이곳 동해공장에서 500Kv급 해저케이블과 가스와 물까지 운반하는 엄블리컬 케이블 등 신제품 개발로 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유럽 전선회사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 공장장은 "한국인 특유의 근성과 기술력으로 도전한다면 이곳 동해 공장이 전세계 케이블 시장을 선도하는 헤드쿼터로 도약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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