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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동물원인 서울대공원이 개장한지 올해로 30주년이다. 서울대공원이 '창경원'의 동물원 시설 등을 옮겨와 현재의 위치에 지난 1984년 5월1일 문을 연 후 강산이 3번 변했다. 서울대공원의 역사는 우리나라 동물원의 역사라고 할 만하다. 동물원 시스템도 많이 변했다. 우리 안에 있는 동물을 단순히 관찰하는 데서 벗어나 차량으로 사파리투어를 즐기는 정도가 됐다. 수족관과 동물원을 한 장소에서 보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기도 하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최초의 근대적인 동물원은 1909년 11월1일 창경궁을 훼손하면서 만들어진 '창경원'이다. 창경원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1983년까지 존속하다가 이후 창경궁으로 복원됐고 서울대공원이 동물원 국가 대표브랜드를 넘겨받았다.
◇변신을 준비 중인 서울대공원=국내 대표 동물원 브랜드인 서울대공원이 오는 5월로 개장 3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로 모든 축하행사가 취소돼 다소 쓸쓸한 '이립(而立·30세)' 시기를 보내고 있다. 더 큰 이슈는 서울대공원의 변신 여부다.
서울대공원은 1984년 '창경원'의 동물원 시설 등을 옮겨와 현재 위치에 문을 열었다. 크기(277만평)나 보유 동물(340종 3,000여마리) 면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이지만 최근 시설의 노후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사상 초유의 '호랑이 탈출사고'를 겪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동물원의 전면적인 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서울대공원의 소유주가 서울시고 공원이 공공재로서 인식된다는 점은 단순히 시장논리만을 따를 수 없게 한다. 동물원의 입장료 3,000원은 지난 2003년 이후 10여년째 그대로다. 입장료로서 투자비를 마련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서울시와 서울대공원은 서울동물원, 식물원, 자연캠프장, 서울랜드 테마파크, 국립현대미술관 등을 아우르는 '서울대공원'의 정체성을 새로 정립하기 위한 발전계획을 추진 중이다. 경마공원이나 과천과학관 등 주변시설을 연계한 발전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에버랜드 로스트밸리=뻥 뚫린 SUV 차량의 지붕으로는 키 큰 기린이 먹을 것을 찾아 내려온다. 얼룩말은 바로 눈앞에서 만날 수 있다. 혹 동물들이 물지는 않을까. 그런 느낌을 갖는 것 자체가 사파리를 스릴 있게 한다.
에버랜드가 4월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Lost Valley)' 개장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첫 개장시에는 40인승 대형 수륙양용차를 도입, 현재 운영하고 있는 데 이어 지난 15일부터는 6인승 소형 수륙양용차를 이용하는 '스페셜투어'를 시작했다. 수륙양용차를 타고 둘러보는 방식으로 개장 이래 누적 관람객이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말 그대로 스페셜한 차량을 추가로 투입했다. '스페셜투어' 차량은 길이 5.6m, 폭 1.9m, 높이 2.1m, 무게 3.2톤으로 관람객 6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차량의 천장과 창문이 모두 개방돼 있고 좌석에서 일어선 채 관람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생생하게 동물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운전기사를 겸한 사육사로부터 동물들에 대해 설명을 듣고 기린·낙타·코뿔소 등 초식동물에게 먹이도 직접 줄 수 있다. 호랑이·사자 등 맹수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소형차량답게 사파리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다. 스페셜투어의 체험시간은 30분으로 대형차 투어보다 2배 이상 길다.
물론 가격이 만만치 않다. 대형차량의 경우 에버랜드 입장권을 끊으면 무료로 탑승할 수 있는 반면 스페셜투어는 차량당 평일 18만원, 주말 20만원을 따로 지불해야 한다. 탑승인원 수에는 상관없다.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하면 장시간 기다림 없이 바로 탑승할 수 있다.
물론 현장에서도 예약 가능하다. 대형차량 탑승객의 편의도 위하는 차원에서 에버랜드는 '기다림마저 즐겁다'라는 테마로 입구부터 차량 탑승구까지 대기동선에 다양한 체험과 관람 요소를 새롭게 갖춰 놓았다. 우선 로스트밸리 대기 동선 입구에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 초대형 화면 속에 등장한 가상의 동물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등 교감할 수 있는 '로스트밸리 얼라이브'를 열었다. 또 대기동선 끝 부분에는 동물들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관찰할 수 있는 UHD TV를 활용한 'UHD 주(Zoo)'도 설치됐다. 이밖에 알다브라 육지거북이, 포큐파인 등 10종 130여마리의 동물을 전시, 탑승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동물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조병학 에버랜드 전무는 "로스트밸리 스페셜투어는 기린의 그물 무늬를 코앞에서 만나고 얼룩말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생태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쿠아플라넷 일산 동물원=동물원은 동물원대로, 수족관은 수족관대로 봐야 하는 '상식'에 도전한 것이 한화리조트의 '아쿠아플라넷 일산'이다. 기본적으로 수족관이지만 여기에 동물원을 보탰다. 바다코키리 등의 거대 수상생물과 재규어·알락꼬리원숭이 등 육상동물을 한곳에서 보는 것이 그렇게 흔하겠는가.
지난 10일 오픈한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크게 해양생물 전시공간인 '더 아쿠아'와 육상생물 전시공간인 '더 정글'로 나뉜다. 더 아쿠아는 심해어수조, 젤리피시 존, 딥 블루오션(메인수조), 터치풀, 오션아레나로 구성됐다. '더 아쿠아'를 벗어나면 곧바로 진짜 정글 같은 분위기로 들어선다. 열대우림을 연상케 하는 나무와 동굴·폭포 등으로 꾸며진 '더 정글'에서는 제일 먼저 알락꼬리여우원숭이가 반긴다. 메인 동물은 정글의 왕 재규어다. 그를 한 장의 유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다. 덩치가 3배나 더 큰 호랑이에 버금가는 강한 턱 힘이 느껴진다.
곧이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앵무새가 반긴다. 뭉크앵무·사랑앵무·금강앵무 등 종류도 다양하다. 동물들을 피부로 접촉할 수 있는 것이 '더 정글'의 자랑이다. 코앞으로 날아온 앵무새에게 먹이도 줄 수 있다. 사육사가 카피바라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이 보인다. 카피바라는 설치류 중 가장 덩치가 크지만 유럽 등지에서는 반려동물로 키울 정도로 온순하고 귀엽다. 모두 실내라서 좁은 느낌은 있지만 내부구성은 모든 걱정을 만회하고도 남는다. 수족관과 동물원을 합해 요금은 2만7,000원이다.
/용인·고양·과천=글·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