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67ㆍ사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와 관련해 "경영권 간섭을 위한 의결권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은 투자한 회사를 지배하려는 게 아니라 수익을 내기 위해 주식에 투자한다"며 "경영권 간섭을 위한 주주권 행사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전체 주식 시가총액의 6%가량을 보유하고 있고 10% 이상 지분을 가진 회사도 30여곳에 달한다. 기금수익과 가입자 납부액 등을 합쳐 매년 50조원이 넘는 돈이 더 쌓이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당분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공공성을 고려해 의결권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과 '연금사회주의'를 우려해 과도한 경영간섭은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국민연금 수장이 '경영권 간섭불가' 방침을 확고히 한 것이다.
최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왜 주식을 가지고 있는지 본질을 이해한다면 답은 바로 나온다"며 "연금 납부자에게 수익을 돌려주기 위해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상장사들은 경영간섭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아예 의결권 행사를 포기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전문가들과 기금운용심의회가 마련한 지침에 따라 주주가치를 증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되 경영간섭의 목적은 없다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공공성 강화 측면에서 사외이사 추천 같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대한 요구가 있지만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진 뒤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