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7년 3월 오픈예정인 신세계백화점 명품관의 베일이 벗겨졌다. 신세계는 최고급 브랜드 에르메스를 비롯해 샤넬, 티파니를 유치하는 등 73개의 명품 매장을 입점시키는 한편 컨셉트를 달리한 6개층마다 편안한 분위기의 편집매장격인 멀티숍을 마련해 차별성을 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품격을 유지하면서도 문턱을 낮춘 '격조있는 대중명품관'을 표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에비뉴엘을 오픈한 롯데백화점과 내년 3월 클래식관(가칭)을 개점할 신세계백화점간에 유통명가의 자존심을 내건 치열한 '명품 대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명품관 오픈에 이명희 회장의 딸인 정유경(34) 조선호텔 상무가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에비뉴엘 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신격호 롯데 회장의 외손녀 장선윤(35) 이사간의 오너가(家) 딸들의 맞대결에 세간이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전면 리모델링중인 본관(3,000여평)과 몇몇 명품매장이 입점한 신관 1층 일부를 포함해 총 3,488평에 이르는 명품관 매장면적을 확보했다. 롯데백화점의 에비뉴엘(2,730평)과 본관 명품매장 면적을 더한 3,683평과 엇비슷한 규모다. 명품관에 입점하는 브랜드 수는 독립 매장 73개로 롯데백화점(86개)에 비해 뒤지지만 부문별로 멀티숍이 입점하는 점을 감안하면 개별 브랜드 수는 120여개로 비슷한 상황이다. 루이비통, 프라다, 샤넬 등 롯데와 39개 브랜드가 중복되고 34개 브랜드는 단독으로 가져간다. 신세계측은 명품관의 품격을 갖추면서 일반 고객도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거리감을 좁히는 데 신경을 썼다며 신개념 명품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롯데는 신세계 명품관이 오픈하더라도 경쟁엔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롯데는 ▦루이비통, 구찌 등 대표 명품 매장 매출이 국내 1위에 올라섰고 ▦롯데에만 있는 까르띠에, 불가리 등 보석과 고가 시계군 매출이 워낙 좋은데다 ▦브랜드 수나 입지 조건, 선점 효과 등의 특장점을 두루 갖춰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뉴욕, 파리, 밀라노 등지에서 직매입해 최근 에비뉴엘 5층에 특화매장으로 선보인 해외 신진 디자이너 멀티숍 '엘리든'의 반응이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등 갈수록 명품관이 확실하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롯데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에비뉴엘은 올해 기대 매출 1,20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개점 2년차치곤 순항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에비뉴엘은 VIP고객을 겨냥한 국내 최고의 명품관을 지향한다"며 "최우수 고객을 집중적으로 관리, 배려하는 VIP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