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이토피아] "인터넷 중독, 가족대화가 최고 약"

청소년 30% 게임에 빠져 학습장애·ADHD등 시달려<br>심하면 대인기피 증상도 보여…조기발견 치료하는게 중요



[아이토피아] "인터넷 중독, 가족대화가 최고 약" 청소년 30% 게임에 빠져 학습장애·ADHD등 시달려심하면 대인기피 증상도 보여…조기발견 치료하는게 중요 관련기사 • "하루 4시간 인터넷땐 '중독' 의심" • 인터넷 중독 방지대책 아직 미흡 • 인터넷 중독 자가진단법 • "휴대폰으로 방송3사 프로 다 봐요" • "이통사 체험매장엔 없는게 없다" • TV포털·디지털TV·인터넷TV '新 TV3형제' 전성시대 • 휴대폰 소재 "올 겨울엔 더 차게" • 광고를 보면 어디 제품인지 안다 • **010 누르면 고객센터가 휴대폰으로 '쏙' • 아직도 'UBS메모리'로 저장만 하니? • 'PC보안' 무료 서비스 이용해볼까 • 포털업체 '툴바' 경쟁 "후끈 후끈" • '씽씽' KTX서도 무선인터넷 '만끽' • 코원시스템 '코원 N2' • 삼성테크윈 'GX-10' • 디지털큐브 '넷포스''아이미니' ‘인터넷 수렁’에 빠진 아이들 가족간 대화가 최고의 약 ’ 중학교 2학년생 이형민(13)군은 자신의 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않는다.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올 여름 방학 때는 하루 종일 방에 틀어 박혀 게임만 했다. 게임에 빠지기 전까지는 태권도도 좋아하고 공부도 곧잘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부모가 맞벌이 부부인 탓에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인터넷 게임에 빠져 들었다. 인터넷 게임에 빠지자 게임 결제 비용으로 한 달에 수십만 원을 쓰고, 게임 캐릭터가 죽기라도 하면 머리를 쥐어뜯으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2학기가 시작됐지만 학교에 가려고 하지 않아 결국 9월 한 달 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10월 초 퇴원했지만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박재영(20)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슈팅게임 ‘서든어택’에서부터 중독성이 강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 등 안 해 본 게임이 없다.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게 습관으로 굳어지면서 박씨는 대인기피증상을 보였다. 짜증을 내는 경우가 잦아졌고, 체중도 늘어 비만증상을 나타냈다. 1학기는 겨우 버텼지만 2학기에는 결국 휴학을 하고 말았다. 박씨는 지난 9월 부모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도 나만큼 게임을 즐긴다”며 게임 중독을 강력히 부인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통해 자신의 인터넷 사용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생 김태민(11)군이 인터넷 중독에 빠진 데는 부모 책임이 컸다. 태민이가 집중력이 떨어지지만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만 하면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래, 게임에라도 집중할 수 있다면 다행”이라며 방치했다. 하지만 게임 이외에는 어디에도 집중을 하지 못했다.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힘들 정도로 산만해졌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아 ‘왕따’신세가 되고 말았다. 의료진은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동시에 태민이가 보다 많은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줬다. 그래서 사람들과 직접 만나야만 게임이 가능한 ‘브루마블’ 등 보드게임을 하도록 유도했다. 태민이는 지금은 “온라인 게임이 옛날만큼은 재미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온라인게임을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지만 하루 1시간 정도만 하고 끝낸다. ◇청소년 30%는 인터넷 중독= 국가청소년위원회는 인터넷 중독 치료모델 개발 작업을 중앙대 병원에 맡겼다. 중앙대 병원은 인터넷 중독 환자의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진성남 중앙대학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혼자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이 많다”면서 “지나칠 정도로 인터넷 게임에 빠져들면 학습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인터넷 중독은 도박 중독과 마찬가지로 상당기간 지속되면 치료하기가 어렵다”면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중독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중독에 빠져있는 지를 인식하지 못한다. 국무조정실이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일반인ㆍ학생ㆍ학부모ㆍ교사 등 1,3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소년의 20∼30%가 인터넷ㆍ게임 중독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치료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는 5%에 불과했다. 또 청소년의 73%는 자신이 인터넷 중독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치료를 받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간의 대화가 최고의 약(藥)= 진성남 교수는 “아이가 지나친 피로증세를 보이거나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 게임 이외의 다른 취미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일단 게임중독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친구와 소원해지고, 이전에 비해 부모나 선생님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경우에도 중독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학교에서 지나칠 정도로 많은 컴퓨터 관련 숙제를 내주는 것도 어린이들의 인터넷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은 자기 절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지하지 않으면 더욱 게임이나 인터넷에 몰입하고, 결국은 중독에 빠지게 된다. 맞벌이 부부 가정에서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어린이들이 많다. 낮에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다 보니 자연스레 인터넷에 빠지게 된다. 한국청소년상담원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거의 없다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며 “어른들이 자주 아이들과 대화를 갖고 함께 놀아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균 건양대병원 게임중독클리닉 교수는 “내성적인 어린이뿐 아니라 외향적인 아이들도 게임 중독에 빠진다”면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문제점을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6/10/24 14:17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