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소 M&A 시장 꿈틀] "자산 팔아 급한 불부터 끄자" "쌀 때 사놓자" 지분투자도 봇물

돈줄 막힌 미래산업 등 공장·부지 매각에<br>사업 다각화·현금 많은 기업은 매물 입질<br>당분간 소규모 지분·자산 매매 활발할 듯

지방의 한 공단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오가는 차량이 거의 없어 텅 비어 있다. 불황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들이 대거 인수합병(M&A)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서울경제DB



잇단 경기침체에 돈 궁한 기업들 급기야…
[중소 M&A 시장 꿈틀] "자산 팔아 급한 불부터 끄자" "쌀 때 사놓자" 지분투자도 봇물돈줄 막힌 미래산업 등 공장·부지 매각에대명엔터·신세계 등은 "사업 다각화 하자"자금력 앞세워 중소형 매물 입질 활발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지방의 한 공단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오가는 차량이 거의 없어 텅 비어 있다. 불황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들이 대거 인수합병(M&A)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서울경제DB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통로가 좁아지면서 상장사 지분이나 자산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돈이 필요한 기업들은 증시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소규모 자산이나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수혈에 나서고 있고 반면 자금력이 있는 기업들은 경기회복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싼 매물이 있을 때 미리 사두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는 쪽은 당장 자금마련이 시급한 곳들이다. 대내외 경기침체로 시중에 자금이 돌지 않으면서 시설자금이나 운영ㆍ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주로 유형자산을 처분하는 케이스다. 미래산업은 17일 공시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천안 차암동에 있는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천안 백석동 공장도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산업은 주력 제품인 칩 마운터 매출 감소와 반도체 시황 부진에 따른 납품물량 축소로 올 상반기 매출이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산업 측은 "매각대금은 4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 상환에 전량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부T&D도 용산 호텔 부지 가운데 설계상 건축 연면적의 29%를 2,563억원에 선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호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자금조달 목적으로 일종의 부동산담보대출과 유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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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는 쪽은 주로 지분 취득을 통한 인수합병, 사업 다각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방송통신장비업체 대명엔터프라이즈다. 이 업체는 최근 드라마 제작사인 콘텐츠케이에 10억원을 출자해 25%의 지분을 인수했다. 콘텐츠케이는 배우 배용준씨가 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의 자회사로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대명 측은 드라마 제작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역시 최근 조선호텔을 통해 파라다이스의 부산면세점 지분 100%를 사들이면서 롯데-호텔신라 양강구도가 형성돼 있는 면세점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특히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부산 신세계센텀시티와 내년 개점될 예정인 부산 프리미엄아울렛에 이어 부산 최대 면세점을 보유하게 되면서 유통ㆍ관광 사업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규모나 의사결정 과정 등을 고려할 때 요즘 같은 상황에 나올 대형 매물도 없거니와 대형 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시장의 관심을 얻기 어렵다"며 "당분간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지분이나 자산 매매가 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열사 간 합병과 지분 투자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 공시된 타법인 지분 및 출자 97건 중 50건이 계열ㆍ관계사나 자회사 간에 이뤄졌다. 비용절감을 위해 자회사를 흡수합병하거나 지배력 강화를 위해 관련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네오위즈게임즈는 최근 자회사 네오위즈인터넷을 흡수합병하며 모바일게임 시장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동일 사업 중복투자를 줄이고 조직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유다. 모바일 콘텐츠 중심의 네오위즈인터넷을 흡수하면서 네오위즈게임즈도 모바일게임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동원그룹도 계열사 정리를 통해 "포장재 사업을 동원시스템즈의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며 지난 5월 인수한 대한은박지를 흡수합병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서 비용절감이나 경영효율성 등을 위해 계열사 간 투자나 합병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버리기보다는 합병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연초 상장폐지 기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열사를 자르고 붙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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