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들이 딸보다 책 덜 읽는다?

공부 잘하는 여학생 공부 못하는 남학생<br>카트린 뮐러-발데 지음, 사회평론 펴냄


아들을 둔 부모의 한숨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왜 우리집 아들은 옆집 딸보다 공부를 못할까.” 입사 시험 결과를 보면 상위 점수의 대다수가 여자라는 말이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 입에서 심심찮게 나온다. 올 사법고시와 행시 수석합격자도 모두 여성이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남자 아이들은 여자아이에 비해 읽고 쓰는 능력이 떨어진다. 학교 성적도 마찬가지다. 독일 방송앵커 카트린 뮐러-발데도 한 남자 아이의 어머니로서 이 같은 일을 현실 속에서 경험해야 했다. 게임에만 빠져 있는 그녀 아들의 성적은 형편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빚어졌을까. 저자가 내린 답은 책이다.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들에 비해 책을 덜 읽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독서가 취미라고 답한 여자 아이들은 평균 45%였지만 남자 아이들은 25%였다. 남자아이들은 ‘마마 보이’라는 친구들의 놀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도적으로 책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독서는 여자들이나 하는 것이란 사회적 편견 때문이다. 여자들은 그림이 적은 책도 마다하지 않는 반면 남자 아이들은 그림이 없는 책은 아예 거들떠 보려 하지 않는다. 자라면서 ‘남자다움’에 대한 사회적인 강박증을 갖는 남자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이나 과격한 놀이에 빠지기 쉽다. 저자는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에 대한 이 같은 차이점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이에 맞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좋은 책이라고 하는 고전만을 무작정 강요하지 말고 판타지나 모험소설 같은 남자 아이들이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책을 던져 줘야 한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교육 문제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시각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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