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9월 18일] 재래시장의 진정한 추석대목을 위해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재래시장 상인들은 특수에 대한 기대보다는 여전히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대형 점포와의 치열한 경쟁에다 경기상황도 다소 회복추세이기는 하지만 재래시장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아직도 냉기가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에서 청과상을 운영하는 김기화(40)씨는 "주변 대형마트가 한번 세일을 위해 물품을 대량 구매하면 도매가가 바로 뛰어 상인들은 타격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이곳 신영시장은 일일 이용객이 1만5,000~2만명에 이를 정도로 활성화된 전통시장임에도 거대 유통업체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예년보다 줄인 씀씀이를 아직까지 늘리지 않는 소비심리 덕에 가격 책정도 조심스럽다. 지난해부터 환율 등의 영향으로 원가와 운송비 등 물건 매입 비용이 크게 늘었지만 특히 100~200원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불황기 고객들 때문에 소매가를 올릴 수 없는 게 재래시장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추석 제수용품도 대형마트와의 가격 경쟁력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마트 세일가와 같거나 조금 더 싼 비용으로 책정하고 있다. "추석 대목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상인들의 푸념 섞인 전망이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일부 재래시장들은 고가의 경품을 내거는 등 다양한 할인 행사와 이벤트를 통해 추석대목을 겨냥하고 있다. 이들 시장들이 이벤트를 열 만큼 형편이 녹록한 것은 아니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많은 상인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행사에 참여하기를 꺼린다"는 한 시장 상인회 간부의 얘기는 재래시장의 영세한 현실을 반영해주고 있다. 여기에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때문에 지난해까지 진행했던 대형 행사를 취소한 곳도 있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인들이 각자 비용까지 지출하며 추석 시즌 행사에 발벗고 나선 이유는 하나다. 재래시장이 지금의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데는 이번 추석 대목을 잡는 게 절실하기 때문이다. 불황 막바지의 파고를 넘고 있는 재래시장을 위해 정부의 지원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소비자들이 시장을 찾는 것이다. 온갖 어려움에도 추석 대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장상인들의 노력에 이제는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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