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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아버지' 주세페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맞아 베르디 오페라에 대한 공연경쟁이 펼쳐진다. 특히 국립오페라단과 서울시오페라단은 오는 4월 베르디 오페라를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30일 공연계에 따르면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베르디 오페라공연들이 세계각국에서 열리고 있다. 베르디가 태어났던 이탈리아의 밀라노의 테아트르 알라 스칼라에서는 베르디의 마지막 오페라로 불리는 '팔스타프'가 지난 15일부터 2월 12일까지 일정으로 공연에 들어갔다. 테아트르 알라 스칼라는 1893년 '팔스타프'가 초연된 곳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올 상반기 베르디 20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되고 있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은 2월 1일~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비바 베르디' 콘서트를 개최해 하루에 13곡씩, 총 26곡의 베르디 오페라 음악을 선보인다. 베르디의 오페라 데뷔작인 '오베르토'에서부터 '팔스타프'까지 하이라이트 무대를 마련한다. 서울시향은 베르디 작품을 선택해 4월 26일 장엄한 음악과 스토리가 특징인 '오텔로'를, 5월 2일 강력한 음악적 에너지를 가졌다는'레퀴엠'을 주제로 공연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국립오페라단 대(對)서울시오페라단의 베르디 오페라경쟁이다. 국립오페라단은 3월 21~24일 '팔스타프'를, 4월 25~28일에는 '돈 카를로'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린다. 27편의 오페라를 남긴 베르디가 죽기 전에 쓴 마지막 작품인'팔스타프'는 베르디의 유일한 희극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이 작품에서 섬세한 음악적 어법을 통해 '인생은 결국 희극'이라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던진다. '돈 카를로'의 경우 16세기 스페인 궁정을 배경으로 정치적 이상의 좌절, 비극적 사랑과 가족관계 등을 스펙터클하게 그린 작품으로 베르디의 최고 심리드라마라는 평을 받는다.
반면 서울시오페라단은 베르디의 3대 오페라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이다'를 4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일정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아이다'는 1869년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완공을 기념하고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의 개관 공연을 위해 이집트 정부에서 의뢰한 작품. 특히 서울시오페라단은 1월말~2월초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아마추어 시민합창단(50명)과 시민연기자(20명)를 이번 공연에 참여시켜 시민참여형 오페라라는 대형무대로 꾸밀 예정이어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4월에 이뤄지는 국립오페라단'돈 카를로'와 서울시오페라단 '아이다'의 경우 날짜가 공교롭게도 겹치고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이라는 경쟁관계에 있는 문화공간에서 이뤄진다. 공연의 스케일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두 오페라단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국가를 대표하는 국립오페라단과 서울시를 대표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의 경쟁,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의 경쟁 구도도 두 단체가 4월 베르디 공연에 많은 에너지를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국내 오페라계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당사자들의 경쟁은 힘들겠지만 관객들은 더 풍성한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