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왕궁…사원… 말레이시아의 속살을 보다

볼거리 가득한 쿠알라룸푸르 시티투어<br>열대수 어우러진 왕궁 보면 탄성 절로… 근위병과 기념사진 촬영도 재미 쏠쏠<br>건국 이래의 역사 간직한 국립박물관… 바다女神 모신 천후궁도 놓치면 후회

쿠알라룸푸르 도심에는 왕궁과 천후궁, 박물관 등 말레이시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관광 명소가 많다. 말레이시아의 '명동'이라 불리는 부킷 빈탄에선 모노 레일을 타고 시티투어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사진제공=말레이시아 관광청

말레이시아 왕궁.

천후궁.

메르데카 광장의 술탄 압둘 사이드 빌딩.

최장 9일이나 되는 추석 황금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추석에는 장기간의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행사들도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유럽 등 중장기 노선은 물론 2~3일짜리 동남아시아까지 다양한 해외여행 상품을 마련해놓았다. 연휴기간 중 며칠만 활용해도 동남아로 떠날 수 있어 여름휴가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동남아시아 여행 하면 시원한 바닷가가 펼쳐진 발리ㆍ푸껫ㆍ페낭 등 유명 휴양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의외로 새로운 볼거리를 찾아나서는 도심 시티투어도 재미가 쏠쏠하다. 일년 내내 우리나라의 여름 같은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 더운 열기가 후끈한 도심에 뭐 볼게 있을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남동쪽으로 700m 정도 떨어진 이스타나 거리에 가면 말레이시아 국왕이 사는 왕궁(Istana Negara)이 자리잡고 있다. 원래는 중국계 재산가의 저택이었으나 왕궁으로 개조해 사용한다. 관람객에게 내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어서 왕궁 정문은 굳게 닫혀 있다. 하지만 근위병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왕궁 외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 보는 것은 자유롭다. 깔끔한 정복을 입고 말을 타거나 선 채로 경비를 서고 있는 근위대원과 기념사진을 찍어두면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 왕궁 정문에서 내부를 바라보자 아름답게 가꿔진 정원과 열대수가 어우러진 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부를 구경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바깥에서만 보더라도 왕궁의 품위가 절로 느껴진다. 말레이시아 국왕은 연방을 이룬 13개주 가운데 9개주의 세습왕족인 술탄이 5년마다 돌아가면서 맡는다. 나머지 4개주는 왕이 선출한 장관이 통치한다. 현 국왕은 양 디 페르투안아공이다. 여행하는 나라를 알기 위해 꼭 들러야 할 장소가 박물관이다. 말레이시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박물관(Muzium Negara)은 쿠알라룸푸르 동남쪽 끝자락에 있다. 박물관 왼쪽 벽면은 말레이시아 각지의 풍습, 오른쪽은 건국 이래의 역사를 타일을 이용해 모자이크로 장식해놓은 게 눈길을 끈다. 지난 1963년 문을 연 국립박물관은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셀랑고르박물관 자리에 재건해 탄생했다. 모두 4개의 전시관으로 이뤄졌는데 1층에는 말레이시아 민족의 전통의상과 생활상이 담긴 자료가 전시돼 있다. 2층에 올라서자 커다란 악어 박제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의 박제가 전시돼 있어 말레이시아 자연생태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방문객들의 발길이 많이 머무는 곳은 의상, 술탄의 두건, 신발, 생필품과 말레이반도 원주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품이 전시된 공간이다. 이슬람 신도가 전인구의 3분의2를 넘는 말레이시아에서 불교사원을 구경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그것도 동남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왕궁에서 멀지 않은 로브슨힐 언덕에 올라서면 천후궁(天后宮, Tian Hou Temple)이라는 큰 사원과 마주친다. 수수한 우리나라의 절과 달리 화려하고 웅장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곳은 바다를 관장하는 여신인 천후신을 모시는 사원이다. 1989년 공식 개장한 후 매년 5,000쌍이 넘는 신혼부부들이 방문해 이곳에 모셔진 신에게 백년해로를 기원한다고 한다. 사원 정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자 커다란 12지신의 동물조각상들이 나란히 관람객을 맞아준다. 경내에는 자비의 여신인 관인상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샘이 있어 발길을 멈추게 된다. 사람들은 이 물을 성수로 여겨 얼굴과 손을 씻고 소원을 빈다. 이런 행위는 천주교에서 세례를 받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궁의 중심에 있는 기도실에는 3개 여신상이 제단에 모셔졌다. 가운데 여신이 천후신으로 960년 송나라에서 태어나 20대 후반에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후는 어려서부터 질병을 치료하고 날씨를 예측하는 능력을 지녀 고기잡이를 나가는 어부들에게 뱃길을 알려줬으며 사후에 신이 돼 구름을 타고 다니며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준다고 한다. 천후신 오른쪽에는 자비의 여신인 관인(Guan Yin), 왼쪽에는 해안의 여신인 쉬웨이성니앙(Shui Wei ShengNiang)이 있다. 국립 이슬람사원, 메르데카광장 등도 쿠알라룸푸르 시티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