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방향타 잃어버린 증시 개별 재료주만 춤춘다

최근 반등 이끌던 정책이벤트 고갈<br>장중 내내 '오르락 내리락' 연출<br>장기전 대비 상승때 현금확보 필요<br>단기적으론 목표 수익률 낮춰 매매를


국내 증시가 ‘방향타’를 잃었다.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위축이라는 양대 악재 속에 최근 반등을 이끌던 정책 이벤트들이 고갈되면서 상승이나 하락의 구체적 방향성 없이 변동성만 커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목표수익률을 낮춘 기술적매매를 하면서 상승시 현금보유 확대를 통한 체력비축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오르락 내리락’만 하다 끝난 코스피=1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87포인트(-0.49%) 내린 1,123.86포인트로 마감했다. 특히 전날 종가(1,128.73포인트)를 사이에 두고 20여회 가까이 등락을 거듭하며 장중 내내 지루한 ‘시소타기’가 계속됐다. 구체적인 방향성을 상실한 모습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현재 주식 시장은 반등이 한번 이뤄졌다가 다시 밀리는 상황인데 그렇다고 재진입을 시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그야말로 어중간한 상태”라며 “투자자들 역시 시장의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한 채 단기 대응에 치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할 조타수 부재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하락을 주도했던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위축은 오래 전부터 지수에 반영돼온 요소인 반면 최근 반등을 이끌었던 굵직굵직한 정책 이벤트(한미 통화 스와프, 금리 인하,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들은 힘을 잃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물경기 및 기업이익의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벤트 없이는 상승하지 못하는 게 최근 주식 시장”이라며 “마치 하루하루를 약물에 연명해가고 있는 모습이지만 이벤트는 무제한으로 나올 수 없다”고 못박았다. ◇개별 재료주들도 ‘출렁’=변동성 장세가 계속되면서 호재 내지는 악재를 갖춘 개별 재료주들만 출렁이고 있다. 우선 신용 평가사 피치의 직격탄을 맞은 은행주와 금융 당국 규제 강화 악재를 맞은 증권주 등 금융주들이 급락했다. 이날 피치가 국내 주요 금융사들의 등급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하나금융(-11.41%)과 신한지주(-2.56%), 우리금융(-7.85%)) 등 국내 대형 은행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펀드수수료 인하 등 금융 당국 규제 강화로 증권업종(-4.06%)은 업종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또 1차 부도설 등 유동성 우려에 노출된 대우차판매도 이틀 연속 하한가로 직행했다. 반대로 단기 호재를 갖춘 재료주들에는 매수세가 몰렸다. 서울시의 대규모 부지 용도변경 활성화 방안과 관련한 수혜주로 꼽힌 롯데칠성(14.87%), 롯데삼강(11.11%) 등이 크게 올랐다. ◇단기 모멘텀 플레이 유효=이 연구원은 “어쩌면 시장은 구조조정의 희생자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실물경기 악화를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재편 과정이 오히려 증시 바닥을 견고히 다져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 같은 ‘바닥 다지기’가 단기간에 끝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재의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구조조정은 글로벌 업계 재편 과정에서 생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선 주가 반등할 때마다 현금을 확보해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단기적으론 ‘사고 팔고(BUY&SELL)’를 통한 기술적 매매가 유효한데 이때는 목표 수익률을 낮게,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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