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동정책 전문가 진단

이집트 분석가들과 중견 언론인들은 조지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미국의 불공정한 중동정책이 지속되고 아랍권은 이라크 전쟁에 이어 새로운 재앙에 빠져들 수 있다고 4일 경고했다. 카이로 대학의 하산 나피아 정치학 교수는 연합뉴스와 가진 회견에서 "부시가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아랍인과 무슬림들에게 어리석은 정책을 계속 주입할 수 있는백지수표를 얻었다"고 말했다. 나피아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2기 집권 말기까지 더욱 공격적인 정책을 구사할것으로 내다봤다. 이때문에 아랍 현안을 부시 행정부와 협의하는데 더욱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나피아 교수는 더 심각한 문제는 공화당이 의회를 완전 장악함에 따라 부시 대통령이 아랍세계에서 저지르는 모든 행동에 정통성을 부여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따라 시리아와 레바논, 이란, 수단 문제에 자유롭게 개입할 수 있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상황을 끝까지 힘으로 해결하려 할 것이며 시리아에대해서도 같은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나피아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극단적인 기독교 이데올로기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으며 신의 뜻에 따라 지상에서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 민주주의는 신보수주의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미국의 면역체계도 파괴됐다"면서 "이는 세상이 재앙으로 향하고 있다는 징후"라고 경고했다. 카이로 대학 영문학과 모하마드 야히야 교수는 부시의 재선이 아랍 이슬람권 뿐아니라 전세계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이데올로기에 문제가 있다며 그는 전세계 빈곤층과 중산층의 이익을 파괴하는 흉포한 자본주의를 추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면서 대(對)테러전쟁의 명분 하에 이슬람 세계에 세속주의를 전파하려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범아랍 신문 알-하야트의 분석가 란다 타키엣딘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사태의궁지에서 벗어날 묘책을 강구할 것이기 때문에 가장 큰 변화가 이라크에서 벌어질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더욱 무력에 의존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카이로의 프랑스어 신문 알-아흐람 에브도의 모하마드 살마위 편집국장은 부시대통령이 19세기의 제국주의적 방식을 동원해 아랍지역을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로돌려보냈다고 꼬집었다. 부시 재선 확정후 접촉한 이집트 분석가들과 언론인들은 대부분 부시와 케리 후보간 차이는 없으며 미국의 불공정한 중동정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지식인들은 부시의 재선으로 미국과 유럽간 틈이 더욱 벌어지고, 이에따라 유럽은 아랍 문제에 있어서 미국 보다는 아랍권을 더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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