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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과다 배당 자제하라."(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서울경제신문이 단독으로 보도해 파문이 인 한국 SC은행의 고배당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 의원은 "SC은행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부동산을 계속 매각하고 있고 점포 수도 꾸준히 줄이고 있다"며 "SC은행이 '제2의 론스타'로 우리나라에서 먹튀를 준비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론스타조차 외환은행 지점 수를 늘렸는데 SC는 오히려 점포 수를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SC은행이 지난해 2,400억원의 당기순이익 가운데 83%인 2,000억원을 배당했다"며 "SC은행은 상장도 되지 않아 이런 부분이 공시가 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리처드 힐 SC은행장에 대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매각 대금으로 전산에 재투자했다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위증죄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힐 행장은 "자산매각을 통한 이익보다 많은 부문을 전산에 재투자했다"고 반박하면서도 고배당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 의원은 "외국계 금융기관이 국내 금융기관에 투자했다 몇 년 만에 한탕주의로 떠나려 하는 것이 감지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국내외 금융기관이 동등하게 영업할 수 있도록 대우하면서 투명하게 감시하겠다"고 답했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도 "SC은행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후 총 7,500억원을 지주에 배당했다"며 SC은행에 고배당 자제를 주문했다. SC은행은 지난 2009년 2,500억원, 2010년 2,000억원, 지난해 2,000억원 올해 상반기 1,000억원 등 총 7,500억원을 SC지주에 배당했다. 특히 지난해 배당성향은 80%를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2,000억원을 배당하려다 여론이 악화되자 배당규모를 1,000억원으로 축소한 바 있다. SC지주가 영국 본사에 송금한 금액은 2,310억원에 달한다.
이날 국감에서는 론스타가 우리나라에 제기한 투자자국가소송(ISD)에 대한 금융 당국의 책임론도 불거졌다. 김기준 민주당 의원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하면서 이면 계약이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먹튀'인 론스타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모순인 만큼 금융 당국은 지금이라도 론스타가 (은행 소유 자격이 없는) 비금융주력자였다는 사실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 중소기업에 대규모 피해를 입힌 '키코(KIKO)' 상품에 대한 금융 당국의 감독부실과 은행의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김 전 회장에 대한 증인요청 신청을 재의결했다. 김 전 회장은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이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45억원가량을 투자한 것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