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당 대선후보 경제관·정책기조는

오는 12월 치러질 제15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3당의 대선후보가 21일 신한국당 전당대회를 마지막으로 최종 확정됐다.대의원을 상대로 한 각당의 전당대회와는 달리 21세기를 이끌어갈 15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눈길은 무엇보다 난국에 처해 있는 우리 경제의 회생방안과 경제적 리더십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연초 한보부도로 촉발된 우리 경제의 위기국면이 진로와 대농그룹의 부도방지협약 적용, 그리고 최근 기아그룹의 부도직면 상태를 맞으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은 3당 후보의 위기경제 탈출방안에 쏠리고 있다. 여야 3당 대선후보들의 경제관과 정책기조를 들어본다.<편집자주>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시장원리 기반 「활력경제」 주장/정부규제 혁파만이 경쟁력 회복 지름길 그의 경제관은 매우 원칙적이다. 한마디로 정경유착을 근절해 돈 안드는 정치·경제를 구현하고 경제는 민간자율에 맡겨 시장기능이 원할하게 작동하기만 하면 기업들은 경쟁력을 회복,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원리에 기반을 둔 「활력있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민간 창의와 자율을 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되 정부는 시장원리가 원활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조정·심판하는 기능 등 최소한의 역할만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정부의 규제혁파만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살아나게 할 수 있고 수출 활력을 되찾게 하며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킨다는 논리다. 세계화·개방화가 그의 경제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세계화·개방화에다 최근 정보화의 물결까지 가세해 세계가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든 판에 우물안 개구리식으로는 힘들다는 것. 따라서 그는 「열린 경제」를 주창한다. 이후보는 활력있는 경제, 열린 경제를 위해 무엇보다 「깨끗한 경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법대로」라는 이미지대로 정치와 경제는 명확히 분리돼야 한다는 게 경제관의 핵심이다. 한보사태에서 드러났듯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를 근절하지 않고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강화는 공염불이라는 것이다. 그는 『선진대국이 되느냐 못 되느냐는 열쇠가 경제에 달려 있다』(19일 서울 합동연설회)며 우리나라가 재도약과 퇴보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현재의 우리 경제상황에 대해 『경기순환의 하강국면과 「고비용 저효율」구조가 맞물려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고 파악한다. 『고비용의 핵심인 고금리, 고지가, 고임금은 무리한 단기처방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온종훈 기자>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정경유착 단절 「신뢰경제」 이룩/근소세 대폭인하·부가세율도 5%까지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준다면 세계 5대 강국에 들어갈 수 있는 경제여건 조성에 혼신을 쏟겠다.』 지난 5월19일 전당대회를 계기로 대권레이스에 돌입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이 른 시일내 세계 경제대국에 합류하도록 본인이 앞장서서 수출현장을 누비는 「국제세일즈맨」이 되겠다』고 강조 한다. 김후보의 경제관은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국민, 기업, 근로자를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하는 경제민주주의 실천으로 압축된다. 경제발전의 핵심적 주체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보완적 관계로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쌍두마차론」을 내세운 그는 21세기 경제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비전으로 「인본적 경제제일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역대 대선후보중 경제마인드가 가장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후보는 『인본적 경제제일주의는 민주적 시장경제가 정착되고 완성되는 「신뢰의 경제」, 쾌적한 환경의 고소득 미래산업사회를 만드는 「그린테크노피아 경제」, 정신의 풍요로움을 추가하는 「문화경제」, 남북한 평화공존 속에서 상호보완적 발전을 추구하는 「통일경제」를 포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신명나는 경제활동을 주창하고 있는 그는 『신뢰의 경제를 이룩하기 위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과감히 끊어 투명한 정부, 투명한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민주적 시장경제의 정착을 위해 물가는 3% 이내, 금리는 7∼ 8%, 바람직한 종합주가지수는 1천5백포인트가 돼야 한다』며 구체적인 경제 실천지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불공평한 파행적 조세제도 개편에 대해 『무엇보다 근로소득세를 대폭 내리고 부가가치세율도 10%에서 우선 8%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5%까지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황인선 기자> ◎자민련 김종필 후보/기업활동 정치논리 벗어나야/실명제 보완없인 경제난 극복 어려워 자민련의 김종필 후보는 고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5·16의 주역으로 참여했고 소위 「조국 근대화」를 주도한 핵심인물 중 하나다. 그래선지 김후보는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일고 있는 박정희신드롬을 가장 즐기고 있는 듯이 보인다. 김후보는 『5·16을 혁명이 아닌 쿠데타라고 해도 상관없으나 분명한 것은 박대통령이 이룩한 조국근대화의 토양 위에서 4천5백만 국민들이 굶지 않고 자동차 타며 사는 보람을 가질 수 있게 된 점』이라고 말한다. 지난 87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이번에 대권 재수에 임하는 김후보는 「보수우익 원조」임을 자처하며 중산층 이상 국민들에게 확산된 경제 불안심리를 파고들고 있다. 김후보는 우선 『기업이 정치논리에서 벗어나 마음놓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금융실명제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입장이다. 당면 경제난은 현정권이 경제를 정치논리로 마구 다루었기 때문이라며 정치논리, 사정논리로 시작된 금융실명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실명제가 유휴자금의 생산자금화를 막고 저축의욕을 떨어뜨린 과소비 촉발의 주범이라는 인식 아래 실명제 보완없이는 경제난을 극복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대기업정책에서 김후보는 상당히 친기업적이다. 경쟁촉진적 시장여건 조성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생을 강조하고는 있으나 채무보증 등 재벌의 폐해를 시정하기 위한 정책이나 상속세제 문제 등은 건드리지 않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김후보측은 물류와 교통체제 개선, 토지공급 확대, 정부조직 개편, 공기업 민영화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정부 조달시장에 중소기업의 참여를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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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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