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스닥 수급 불안 부작용

외국인 조세회피지역 투기성 자금 유입<br>버진·케이먼 아일랜드등 순매도 비중높아<br>단기자금 급속유출땐 시장 침체 부를수도

조세회피지역에 본사를 둔 외국인들이 코스닥시장의 암초로 떠오르고 있다. 시가총액이 거래소에 비해 적어 상대적으로 주가관리가 쉬운 코스닥증권시장에 대한 매매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들어 이들 자금의 매도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코스닥시장 침체를 부추길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등록주식의 시가총액은 6조3,870억원으로 전체의 20.0%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5월 한달간 외국인은 1조5,089억원을 거래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외국자본의 국적별 거래 금액. 국가별로는 미국이 4,443억원(29.5%)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조세 회피처로 유명한 버진ㆍ케이먼 아일랜드가 3,190억원(21.1%)을 차지했다. 더구나 코스닥에서의 조세회피처 거래금액 비중은 거래소(9.5%)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 단기성 외국인 자금에 의한 시장 교란이 우려된다. 신동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코스닥 종목 중 외국계 펀드에 편입시킬만한 종목이 없다”며 “때문에 코스닥에 중장기성 펀드 등이 들어오기보다는 실적 모멘텀에 무게를 둔 헤지펀드 등의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순매도 비중, 거래소 세 배= 버진아일랜드와 케이먼아일랜드 국적자본의 거래비중이 높았던 코스닥시장에서 이들 국적 자본의 순매도 비중도 거래소에 비해 세배 가까이 높았다. 5월 한달간 코스닥시장에서 케이먼아일랜드가 순매도한 금액은 353억원. 이 액수는 전체 거래액 1조5,089억원 중 2.33%를 차지한다. 반면 거래소 시장에서 이들 국적이 차지하는 거래비중은 매우 낮다.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 거래 총액은 28조2,470억원. 케이먼ㆍ버진아일랜드는 2,263억원을 순매도, 전체의 0.8%에 불과했다. ◇수급 악화시, 시장불안 불가피= 결국 조세 회피처를 국적으로 한 외국자본들의 거래비중과 순매도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급상황이 악화 될 경우 코스닥의 약세국면이 장기화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5월 첫 장을 453.47포인트로 시작했던 코스닥지수는 5월 마지막 날에는 400.92포인트로 마감했다. 월초에 비해 11.58%포인트가 급락한 것이다. 반면, 거래소는 코스닥에 비해 낙폭이 절반에 불과했다. 862.84포인트로 시작했던 종합주가지수는 5월말 803.84포인트로 마감, 6.83%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결국 헤지펀드로 평가되는 조세회피지역의 국적을 둔 자본들의 거래비중, 특히 순매도 비중이 높아지면서 코스닥 시장의 불안정성은 커진 셈이다. 단타 목적의 자금이 시장상황이 좋지 않자 급속도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조세 회피처가 근거지인 펀드 중에 장기펀드도 있다”며 “다만 5월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커지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헤지펀드 성격을 갖는 단기자금들이 많이 빠져나가, 시장상황이 더 불안해 졌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